◎‘3고’ 개선 뚜렷… 경제연들 잇달아 호전 전망치 내놔곤두박질치던 한국경제가 서서히 용트림하고 있다.
지난 3월을 기점으로 각종 거시 경제지표에 청신호가 들어온데 이어 고금리 고임금 고지가 등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옥죄고 있는 소위 「3고현상」이 조금씩이나마 개선조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조짐 단계에 불과하지만 순환적인 요소인 경기와 구조적인 요인인 체질이 동시에 호전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지난 5월말까지 100인이상 사업장의 임금타결실태 조사결과 통상임금기준 3.8%가 상승, 작년동기의 6.9%에 비해 상승률이 급격히 둔화했다. 또 지난 1·4분기중 제조업 전체의 임금상승률은 9.9%로 작년동기의 15.6%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땅값도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수요가 줄어들고 공급이 늘어나면서 상승세가 크게 꺾였고 심지어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4분기중 전국의 평균지가상승률은 0.15%로 작년 4·4분기의 0.29%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둔화했다.
금리 역시 경기침체로 기업의 자금수요가 줄어들고 금융기관들이 연쇄부도사태에 따라 자금공급에 신중을 기하면서 시중 실세금리가 하향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6월4일 현재 은행보증 3년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연 11.65%로 올해 연중최고치였던 지난 3월24일의 13.0%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콜금리도 지난 4월말의 14.16%에서 이날 현재 11.30%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줄어들기만 하던 일자리도 다시늘어나기 시작했다. 재정경제원과 노동부에 따르면 기업들이 고용할 사람을 찾는 구인자수를 일자리를 찾는 사람수로 나눈 구인배율이 지난해 6월이후 사상 처음으로 7개월 연속하락하는 신기록을 세운 끝에 지난 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완만하나마 상승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 주요공단에서의 고용사정도 지난해 12월을 바닥으로 반등, 지난해 3·4분기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대우 현대 삼성 등 민간경제연구소들도 올해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호전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수정전망치를 일제히 내놓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4일 「분기별 국내경제 전망」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을 지난 3월 전망한 4.7%에서 5.5%로 크게 올려잡았다. 대우는 경상적자도 191억 달러에서 1백89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으며 소비자물가 예상상승률은 4.5%에서 4.4%로 낮추었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도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초 예상했던 5.7∼5.9%에서 5.9%로 수정 전망하는 한편 경상적자 규모도 최고 200억 달러에서 195억 달러로 낮추어 잡았고 실업률은 당초의 2.5∼2.8%에서 2.6%로 수정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 예상했던 5.0%에서 5.8%로 수정하고 경상적자 규모도 200억 달러에서 170억 달러로 크게 낮추어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경기침체에 따른 서비스 요금 안정 등에 힘입어 당초 예상치인 5.0%보다 낮은 4.7%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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