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6월2일자엔리케 카르도소 브라질 대통령과 김영삼 한국 대통령,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반부패 개혁을 주창, 민주적으로 당선된 지도자인데 지금은 함께 스캔들의 암운 아래 놓인 처지라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카르도소의 구름이 그래도 가장 얇아 보인다. 카르도소는 자신과 같은 선출직 행정부 인사가 재선에 나설 수 있도록 헌법을 수정하기 위해 의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하는데 찬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를 부인했지만 그가 얼룩지지 않기를 바랐던 브라질 국민은 이미 실망하고 있다.
아마 한국 국민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김대통령은 재벌총수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두 전직 대통령을 기소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부를 챙기려 했다는 똑같은 혐의로 자문역이던 자기 아들이 수감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정치를 바로 세우겠다던 김대통령이 아들의 수뢰혐의에 대해선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클린턴 대통령 또한 「옥의 티없이 깨끗한」행정부를 한때 얘기했다. 일부 각료의 선물받기와 정치헌금 조사가 그 서약을 덮어 버렸다. 아울러 과거 아칸소주지사 시절의 오점들인 화이트워터 사건과 폴라 존스 사건이 계속 시끄럽다.
세계 민주주의 국가중 앞의 세 경우말고도 그와 비슷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부패혐의가 나오고 대중의 세세한 감시를 받으면 법정에서든 의회에서든 혹은 투표를 통해서든 바로 잡는 움직임이 분출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가 정치인들의 목청높은 약속을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자기정화를 해내는 방식이다. 폐쇄 체제는 이와 달라 부패가 뿌리를 내려도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
그곳에서는 스캔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엄청나게 크게 뽑은 신문기사 제목이 유발하는 고통보다도 훨씬 심한 고통을 수반하며 변화가 온다. 멀리 볼 것도 없이 동유럽의 전 공산독재자와 자이르의 모부투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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