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 한반 3∼4명이 증세/조기발견땐 70%이상 완치김석(초등2·가명)군은 수업중에 끊임없이 급우들을 쑤석거리거나 화장실을 서너번은 들락거려 수업분위기를 흐트려놓곤 한다. 집에서는 안방에서 가위를 가져오라는 어머니의 심부름도 가는 도중에 잊어버린다. 김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어려서부터 유달리 산만한 것은 알았지만 그저 성격의 문제려니 하고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병원을 찾은 것은 최근의 일. 학업능력도 떨어지고 선생님한테 자주 매를 맞으면서 의기소침해지는 것을 염려한 어머니가 소아정신과를 찾았다. 그가 받은 진단은 전뇌부분의 이상이나 신경계통의 발달미숙으로 인한 질병인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ficiency Hyperactivity Disorder).
산만한 것이 병이랴 싶지만 김군의 경우처럼 지나치게 산만하다면 일단 ADHD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ADHD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미국 UC어바인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전체 어린이의 3∼5%가 이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DHD는 보통 학습장애로 이어지므로 막 학교생활을 시작한 초등학교 저학년때 주로 판별된다. 국내에서도 한 반에 서너명은 이 증세를 가진 어린이가 있다지만 정확한 통계는 없다. 아직 이 질병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김은혜(마음샘소아청소년 크리닉원장)씨는 『어릴때 밝혀져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70%이상이 완치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ADHD를 방치할 경우 『학습장애 뿐아니라 교사 및 급우와의 관계악화, 의기소침,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성장하면서 과잉행동은 가라앉지만 주의력결핍은 계속되기 때문에 또래에 비해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삼성의료원 학습장애크리닉 김승태(정신과) 과장은 말한다.
하지만 충동적이거나 변덕스럽고 짜증을 잘내고 성질을 잘 부린다고 다 ADHD는 아니다. 학대경험, 부모의 잦은 다툼, 환경부적응을 겪는 어린이들한테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때문에 김원장은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일러준다.
김원장에 따르면 ADHD 증세를 가진 어린이들은 이런 상태가 지속적이고 좀더 심하다는 것이 다르다. 또 주변정리나 조리있게 말하는 것이 서툴고 유아때부터 말이 유난히 늦되고 잠이 적고 심하게 보채는 증세를 보인다. 김과장은 『시각적 자극이 계속되는 TV나 게임에는 의외로 오래 몰두할 수 있으며 영상적 사고력이 뛰어나다』며 『산만함과 과잉행동을 치료하면 이런 특성이 창조적인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남아가 여아에 비해 5배 이상의 발병율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다.
반면 『평소와 달리 갑자기 산만해지는 어린이는 심리적인 문제가 생긴 것이므로 학교생활이나 친구관계에서 변화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대응을 하라』고 채규만(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조언한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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