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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정치시대/「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 오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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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정치시대/「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 오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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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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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사·SBS가 공동주최, 2일부터 시작하는 「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은 우리 정치가 「미디크러시(Medi―cracy)」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웅변해주고 있다. 「미디크러시」는 수십만명이 운집하는 비생산적인 대중집회, 구호만이 난무하는 막연한 정치를 더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하고있다. 대신 TV토론, 방송연설, 신문정치광고 등을 통해 후보와 국민을 연결하고, 차분하게 후보자의 자질을 따져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디어정치가 지난 대선때 어느 정도 성숙했다면, 지금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대선자금논란도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미디어정치는 정치문화의 미래라 할 수 있으며 그 중추적 역할을 신문, 방송이 맡고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일보사·SBS가 공동주최하는 「시민포럼」은 한국정치가 양성적 「미디크러시」로 가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미디어통한 선거운동이란/신문·방송광고­연설 등 다양/대선 TV토론은 작년 첫 도입

대중매체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가장 유력하고 효과적인 유세방법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고비용정치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대중매체를 활용한 선거운동방법에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통합선거법은 대중매체를 이용한 선거운동방법으로 신문·방송광고, 방송연설, 경력방송, 후보자의 TV토론 등을 허용하고 있다. 이중 신문 및 방송광고는 소속정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자의 정견 등을 일간신문에 게재하거나 TV와 라디오를 통해 홍보하는 것이다. 지난해말 여야의 제도개선 협상으로 국가는 대통령선거에서 신문광고 50회와 TV광고 20회를 국고에서 부담키로 했다.

방송연설은 후보자와 후보자가 지명하는 연설원이 TV나 라디오 등을 통해 국민에게 소속정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자의 정견 등을 직접 연설, 선거운동하는 방법이다. 현행 선거법에서는 대선의 경우 TV와 라디오의 연설을 각각 7회로 규정하고 있다.

경력방송은 한국방송공사가 대선이나 국회의원선거 등에서 선거기간중 TV와 라디오 등 방송시설을 이용, 선관위가 제공하는 후보자의 사진·성명·기호·연령·소속정당명, 주요한 경력을 유권자들에게 홍보하는 것이다.

대중매체를 통한 선거운동방법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TV토론이라는게 지배적 견해이다. TV토론은 후보자들이 직접 방송에 출연, 국가정책이나 현안들을 놓고 서로 토론을 벌이는 것인데, 유권자들은 한자리에서 후보자들의 능력과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비교할 수 있다.

대선에서의 TV토론은 지난해말 여야제도개선협상으로 우리 선거법사상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초청을 승낙하지 않는 후보자는 불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고비용 정치구조 타파」를 모색하고 있는 정치계는 TV토론회의 규정변경을 검토하고 있는데, 여야는 「TV토론 3회이상 실시의무화」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권혁범 기자>

◎대선주자 TV토론준비/선거 대혁명 ‘안방유세’ 부드럽게… 더 부드럽게/부동표 향배 큰 변수/발음교정·표정관리 등 감성적 접근 심혈

「대중매체 선거운동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여야 대선주자들은 TV토론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TV토론이 부동표의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때문이다. 대다수 대선주자들은 예상질문서를 작성, 답변자료를 챙기는 한편 TV카메라 앞에서 리허설도 하고 있다.

또 전문가들로부터 토론시의 어투와 표정 등에 대해서도 조언을 듣고 있다. 이들은 2일부터 10일동안 본사와 SBS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회창 신한국당대표는 지난달 TV토론에 앞서 스튜디오를 빌려 가상 패널을 설정, 연습을 하기도 했다. 이대표는 방송사 앵커출신인 박성범 의원 등으로부터 「표정과 어투를 더 부드럽게」 등의 주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성 고문은 지난달 토론회에는 갑자기 참여하느라 측근들이 작성한 가상질문·답변서를 한번 읽어보는 것 외에는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 이고문은 본사주최 토론회에 앞서 교수들과 방송사출신인 강용식 의원 등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

그동안 TV토론에 자주 나왔던 박찬종 고문은 주요 정치쟁점과 정책문제에 대해서는 측근들과 입장을 정리하지만 별도준비는 하지 않는 편이다. 그는 다만 발음을 더욱 분명하게 하기 위해 틈나는대로 「아에이오우」 등의 발음연습을 한다. 이홍구 고문은 토론에 앞서 경제정책 등에 대해서는 자문교수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측근들과 입장을 정리한다.

이한동 고문은 지난 달 TV토론에 앞서 예상질문을 작성, 점검한 뒤 TV카메라앞에서 연습을 하기도 했다. 김덕룡 의원은 측근들과 자문교수들과 모여 정치·정책·개인신상문제 등으로 나눠 예상답변의 기조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김의원은 TV토론에 앞서 스튜디오에서 리허설을 한 뒤 방송사 PD 등으로부터 조언을 듣는다. 이인제 경기지사도 토론경험이 비교적 많은 편이어서 가상질문을 한번 읽어보는 것외에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는다.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금주중 「TV토론 대책위」를 발족키로 하는 등 TV토론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책위는 유재건 비서실장, 이종찬 부총재, 박지원 총재특보, 이강래 기획특보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김총재는 전문가들로부터 「사투리를 쓰지말라」 「논리적으로 설득하려 하지말고 감성적으로 접근하라」 등의 주문을 받고 있다. 김총재는 1일 본사주최 토론을 하루 앞두고 일산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예상질의에 대한 답변내용을 최종점검했다.

김종필 자민련총재도 당관계자들이 준비해준 자료를 검토하기는 하지만 표정이나 어투 등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다. 다만 측근들은 좀더 젊게 보이는 방안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김광덕 기자>

◎국내 미디어정치의 현주소/법적 강제성 없어 아직 초보단계

과열·타락선거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선거제도, 특히 선거운동 방법상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대중매체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선진국에선 이미 돈 안드는 선거운동방법으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초보단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수립후 5공때까지 후보자 토론회는 단 한차례도 선보인 적이 없다. 72년 10월 유신헌법이 공포된 뒤 아예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 자체가 봉쇄됐다. 변화의 계기가 마련된 것은 87년 13대 대선때. 당시 중견 언론인 친목단체인 관훈클럽은 사상 처음으로 여야 각당의 대선후보를 초청해 토론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때도 후보자를 한자리에 모아 한 것이 아니고 각당후보를 1명씩 불러 녹화중계해 후보자간의 정책이나 입장비교는 불가능했다. 92년 14대 대선때는 선거일 1년여전부터 후보합동토론회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됐으나 여당측의 거부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94년 통합선거법이 여야합의로 통과되면서 후보자 토론회의 법적근거가 마련됐다. 통합선거법 82조는 언론기관으로 하여금 후보자의 승낙을 받아 후보자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를 보도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 규정도 강제성이 없어 일종의 권장사항에 불과하다.

95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합동토론회가 처음 선보였다. 당시 정원식(민자) 조순(민주) 박찬종(무소속)씨 등 서울시장 후보 3명이 자리를 함께 한 합동토론회는 4번 실시됐다. 선거직후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4.7%가 「유세장에 가본 적이 없다」고 답변한 반면 84.9%가 「토론회를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공정성과 객관성확보가 관건이지만 후보토론회 등 신문·방송매체를 활용한 선거운동은 과열·타락선거를 막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장현규 기자>

◎외국의 미디어정치 어떻게/미국­60년 케네디 닉슨 대결이래 시청자 1억… 당락 최대요인·TV통한 참여민주주의 정착/영국­5월총선 정당간 TV토론 첫선·‘집회대신 효율적’ 인식 확산

TV, 케이블TV 등 뉴미디어를 이용한 미디어정치(Medicracy)가 선진각국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선거때는 물론 평소에도 국회활동이나 각종 법안의 심의 등 의회 민주주의의 실상을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 선진적인 저비용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정치의 천국은 미국이다. 미국의 각종 정치방송중에서 단연 백미로 꼽히는 것은 대통령 후보간의 TV대토론(Great Debate). 미국의 대선후보 TV토론은 60년 케네디와 닉슨의 대결이래 선거의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인식돼왔다. 열세였던 케네디가 TV를 통해 젊고 생기있는 이미지를 심어 닉슨을 누른 일화는 TV토론회의 신화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빌 클린턴(민주)과 밥 돌(공화)간의 대선에서도 2차례의 TV토론회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토론회는 ABC, NBC, CNN 등 주요 TV방송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시청자만도 1억여명이나 됐다. 대선후보들이 TV토론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클린턴은 8월부터 이슈별로 정리된 브리핑북을 중심으로 모의토론회를 가졌고, 돌은 9월초부터 30페이지가 넘는 토론회 예상문제집을 들고다니며 예행연습에 충실했다고 한다.

두 후보는 2분동안 짤막한 연설을 한 뒤 90분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각자에게 주어진 답변시간은 90초.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1차때와 달리, 2차토론에서는 유권자들이 두 후보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는 「타운 홀 미팅(Town Hall Meeting:마을회의)」형태로 진행됐다. 이 토론에는 부동층 유권자들 가운데 무작위로 추출된 113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20명이 두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2차례 TV토론에서 우세승을 거둔 클린턴이 대선의 최종승자가 됐다.

○…영국에서도 지난 5월1일 총선을 앞두고 사상 처음으로 정당간 TV토론이 열렸다. 「대의정치의 효시」라는 영국에서 TV토론이 이처럼 늦게 도입된 것은 인물보다는 정당의 정강정책을 우선시하는 독특한 선거풍토 때문이었다는 분석이다. 4월6일 BBC방송을 통해 방영된 보수당과 노동당간의 TV토론은 그동안 대중집회라는 전통적인 선거방식에 익숙했던 영국의 유권자에게 「신선한경험」을 던져주었다. 이번 TV토론은 기존의 고비용 대중집회 방식이 재정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과 함께 TV 등 뉴미디어도 효율적인 선거운동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뤄졌다.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경우도 미국보다는 늦었지만 선거때마다 TV 등 뉴미디어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선거때마다 정당별 대표가 TV에 출연해 정책대결을 벌이고 있으며, 평소에는 의회중계방송 등을 통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켜 주고 있다.<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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