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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라’‘내맘이다’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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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라’‘내맘이다’ 설전

입력
1997.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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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9인주자 회동 ‘대표사퇴 시일명기’ 2시간 공방/이수성 고문까지 “이자리서 결정해달라” 압박신한국당 대선예비주자 9명은 31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만찬회동을 가졌다. 이날 하오 6시30분께부터 모임을 시작한 대선주자들은 김영삼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후속조치에 대해 거론한 뒤 하오 7시30분부터 이회창 대표의 대표직 사퇴문제를 놓고 무려 2시간여동안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반이대표 진영 주자들은 『경선주자가 대표를 겸임하는 것은 공정경선에 장애요인이 된다』며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집요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이대표는 『내 양식에 맡겨달라, 앞으로 총재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맞서 양측사이에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그동안 대표사퇴 문제에 대해 「중립」을 지켜왔던 이수성 고문이 먼저 『대표직 문제로 당 분열상이 계속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이 자리에서 이대표가 흔쾌히 결정해달라』고 우회적으로 대표직 사퇴를 주장했다. 이어 이인제 경기지사는 『2일 경선관리위가 구성되면 대표직문제를 둘러싸고 엄청난 불공정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이대표의 조기사퇴를 주장했다. 이에 이대표는 『지금까지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일을 한적이 없다』며 『내가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니 맡겨달라』고 응수했다.

이대표가 수세에 몰리자 김윤환 고문은 『대표에게 맡겨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이대표를 지원했다. 그러자 박찬종 이한동 이홍구 고문, 김덕룡 최병렬 의원 등도 강도의 차이는 있었만 모두 이대표 사퇴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홍구 고문은 『날짜를 못박지 말고 이대표가 일주일 정도의 여유를 갖고 총재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에따라 이홍구 이수성 이한동 고문, 김덕룡 의원 등은 「경선의 공정성을 확립하자는데 전혀 이견이 없었다. 대표직 진퇴문제는 이대표 양식에 맡겨 총재와 협의해 결정하도록 한다」는 합의문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이대표는 이 내용을 수첩에 메모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찬종 고문, 이인제 지사, 최병렬 의원 등이 합의문에 시일을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 이수성 고문이 합의문에 「가까운 시일」을 넣자는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이대표는 『총재와 협의하는데 시일이 왜 들어가느냐』며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이대표는 『대표사퇴 문제로 갈등을 빚어 마음이 아프다』면서 『총재와 협의해서 결정하겠지만 대표직 수행이 문제가 돼서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대선예비주자들은 「대통령 담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깨끗한 정치구현에 앞장선다」고 합의했다. 한편 이대표와 김윤환 고문은 이날 만찬직전에 회동을 가졌고 반이대표 주자들도 전화접촉을 갖고 대표 사퇴 문제에 대해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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