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싸고 뒷말 무성 해명못할처지 ‘속앓이’신한국당 이회창 대표는 요즘 말못할 고민에 빠져있다. 지난 23일 청와대 주례보고후 대선자금문제에 대해 자신이 김영삼 대통령을 대신해 입장을 표명한 배경과 경위를 놓고 듣기에 거북한 뒷얘기들이 나오고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발전협의회가 이에대한 「오해」로 인해 이대표에게 섭섭한 감정을 공공연히 표출하고 있는 점을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묘한 사안의 성격상 속마음을 섣불리 내보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30일 『정발협이 파악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가 먼저 청와대측에 총대를 메겠다고 건의하지 않았다』면서 『청와대 주례보고 전날인 22일 청와대로부터 그같은 제의가 전달돼 숙고끝에 이대표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측근에 따르면 이대표는 처음에는 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거듭된 참모들의 수용권유에 역정을 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이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한다면 몰라도 대표입장에서 청와대의 간곡한 요청을 저버릴수는 없다. 어차피 이대표가 청와대의 처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건의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쳐 지난 23일 주례보고후 발표문안도 미리 작성됐다는 전언이다.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대표로서는 『이대표가 먼저 제의를 해놓고 이후 상황이 나빠지자, 그 책임을 김대통령에게 전가했다』며 이대표를 비난하고 있는 정발협측의 언행이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와함께 김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방침이 발표되자, 이대표가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비쳐진 것도 전달과정에 다소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이대표측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 이대표측은 이에대한 적극적인 해명을 자제하고 있다. 그럴 경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이는 청와대와 이대표측의 갈등으로 비화할 개연성이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이대표는 당분간 상호 「냉각기」를 거친뒤 정발협소속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자신의 진의를 전달하겠다는 복안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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