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결심,정치권 메시지로 의미 크다”/YS 비서관들과 오찬 “무거운 분위기”김영삼 대통령은 30일 대국민담화를 읽으면서 『정치개혁이 당리당략으로 좌초된다면 불가피하게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대목에 가장 힘을 주었다.
청와대는 이날 담화 내용에 대한 국민 여론 및 야권 반응을 파악하기 위해 모든 신경을 곤두세운 채 담화발표를 계기로 한보사태와 대선자금 논쟁이 마무리되기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담화 발표가 끝나자 마자 기자실을 찾은 김용태 비서실장은 「중대결심」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말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더 이상 언급을 피했다. 그는 『이제 모든 문제를 이것으로 끝내자. 잘 봐달라』고만 말한 뒤 서둘러 떠났다. 강인섭 정무수석도 『중대결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다』며 하루빨리 국면전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사실 국민감정은 대통령의 설득이나 사과에 집착하기 보다는 전체 정치권의 대오각성을 더 요구해 왔다』고 주장하면서 『김대통령의 중대결심이 나라를 뒤엎자는 것이 아닌 만큼 정치권을 향한 메시지로서 의미는 크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10시 본관 세종실에서 배석자 없이 13분여 동안 대국민담화를 낭독했으며 김실장, 강수석, 윤여준 대변인, 이해순 의전수석 등 4명은 옆방 국빈대기실에서 대기했다. 담화발표는 원래 녹화중계 방침이 세워졌다가 『생중계가 아니면 진실한 감정이 전달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담화 발표후 모처럼만에 전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 분위기는 담화에 일부 수석들도 알지 못한 「중대결심」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던 데다 국민 여론이 어떨 지 생각하느라 비교적 무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손태규 기자>손태규>
○담화직후 경내 “벼락소동”
○…한편 이날 담화발표가 끝난 직후인 상오 10시55분께 청와대 경내 가로등에 벼락이 떨어지면서 불이 나 소방차가 출동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폭우와 함께 내려친 벼락으로 가로등 위에 장치된 군사용 연막탄이 터지면서 연기와 함께 불이 났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청와대 직원들은 『그렇지 않아도 국민반응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던 차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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