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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ABC는 변화 &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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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ABC는 변화 & 원칙

입력
1997.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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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공간·색채는 가능한 단순하게하고 벽·가구·문짝 등 부분변형으로 심리적 공간·입체감 살려 ‘격조+편안함’ 연출살림집의 인테리어는 유행을 타야 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유행이란 전혀 염두에 안둬도 은연중에 타기 마련이므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먼저 신경쓰라고 권한다. 동시에 실내장식의 원칙을 익혀두면 격조높은 집안 분위기를 꾸밀 수 있다고 한다.

인테리어 디자인 컨설팅사무소 에나의 강도홍 소장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심리적인 공간개념」.

강소장은 실평수 25평형인 아파트를 좀더 넓게 만들고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원형의 새로운 공간을 창조했다. 이 원형공간은 부엌의 식탁을 중심으로 약간의 나무벽을 추가해서 만든 것. 식탁 주위의 벽에 나무 벽을 조금씩 내붙였고 안방은 원래의 문짝을 떼어내는 대신 그 안쪽으로 둥근 벽의 연장선을 세워서 문을 달았다. 그렇게 해서 거실과 직각으로 이어지던 부엌은 별도의 둥근 공간으로 존재했다. 신기한 것은 둥근 벽을 세우면 집이 좁아 보일 것 같은데 더 넓어보인다는 사실. 강소장은 『사람은 실제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공간을 느낀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어린이들이 장농속에 들어가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나래를 펴듯이 사람은 좁은 공간에 들어갈수록 그 너머의 공간을 꿈꾸게 된다는 것. 『좁힘으로써 넓게 느끼게 하는 공간의 미학이 중요하다』고 강소장은 강조한다.

두번째로 강소장이 강조하는 것은 「입체성」. 밋밋한 벽보다는 약간의 요철이 있는 것이 사람의 호기심을 끌어낸다. 벽의 일부를 파서 요철 벽을 만들기 힘들면 양쪽에 가구를 놓음으로써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처럼 변화를 꾀하는 대신 변치 않는 원칙도 있다. 조명은 절대 형광등은 피하라는 것. 가정은 편안하고 따사로운 곳이 되어야 하는데 형광등 조명은 지나치게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색채를 1∼2가지 색으로 절제하는 것도 변치 않는 원칙이다. 대개는 살림집의 색채는 밝은 색으로 하는 것이 좋지만 『자신에게 편안한 색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인터넷의 인테리어사이트인 「홈아트」의 전문가는 『옷장을 열었을때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옷색깔이 바로 자신에게 편안한 색깔』이라며 이 색상을 주조로 비슷한 계열로 집안 장식을 한 뒤 1∼2가지 포인트를 주라고 한다.

애시스 인테리어 최시영 소장은 『가구나 문짝, 창등 낱낱의 것을 예쁜것으로 하다보면 집안 전체의 흐름이 깨져버린다』며 전체 배색을 무난하게 하려면 거실에 반드시 있어야 할 가구만 비치한 후 그 중에서 한가지 색을 골라 전체 색상을 정하면 무리가 없다고 일러준다. 예를 들면 소파나 액자 가운데 색상을 고를 수 있는데 원래 색이 진한 것이면 연하게 풀어준 색을 쓰면 된다. 최소장은 『요즘은 전체 공간은 지극히 단순하게 하는 대신 화려하고 복고적인 고가구나 골동품을 장식해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유행』이라고 들려준다. 또 우리나라 아파트는 대개 천장이 낮으므로 그림을 낮게 걸어야 집이 훤해 보인다고 일러준다.

◎내력벽/인테리어의 ‘애물단지’/내부구조 획일화 공간활용 어려워

강소장은 원형의 공간을 원하면서도 왜 거추장스런 안방벽을 허무는 대신 문짝만 떼어내고 안쪽에 둥근 벽을 세우는 방법을 택했을까. 바로 이 벽이 아파트 구조를 지탱해주는 내력벽이었기 때문이다.

강소장은 우리나라 아파트가 겉모양뿐 아니라 내부 구조에서조차 획일적인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바로 이 내력벽 건축을 든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콘크리트에 의존해 짓기 때문에 외부 콘크리트만으로는 힘이 없어서 내부 공간 가운데를 가로지르다시피 한 내력벽이 있어야 한다.

이 내력벽에 이어서 방을 만들기 때문에 방의 크기나 위치는 처음부터 결정되고 벽을 따라 만든 방과 방에 의해 전체 공간이 잘려져 버린다. 아파트마다 안방이 쓸데없이 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게 가로지른 내력벽은 당연히 아파트 공간을 자유롭게 쓰는 것을 방해한다.

강소장은 외국의 아파트는 어디나 철골에 의존해서 짓기 때문에 실내는 가운데 기둥으로 충분히 지탱이 된다고 들려준다. 가운데 기둥을 제외하고는 휑하니 뚫려있으니 입주자가 원하는 대로 방과 주방, 거실 공간을 나눌 수가 있다. 같은 평수라도 가족의 수에 따라 방의 넓이를 크게 할 수도, 방의 갯수를 늘릴 수도 있어서 훨씬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한다는 것. 외국영화에서 집사는 장면을 유심히 살피면 실내가 텅 빈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30평대 까지는 방 3개, 40평대 부터는 방 4개 하는 식으로 넓이에 따라 방의 갯수가 정해져 버리고 거실의 규모도 확정되어 버린다.<서화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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