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미흡”“새 출발 계기” 엇갈려○국정혼란 수습 결연한 의지
◇구평회(무역협회 회장)=국정의 혼란을 수습코자하는 김영삼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정치 사회의 불안정이 지속됨으로써 우리경제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 정부는 경제구조개혁방안을 수립시행함에 있어 당사자인 경제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수출증진을 통한 경제살리기의 계기로 삼고, 국민 모두는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국정의 총체적 안정과 발전에 동참하기위해 국민적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으로 본다.
○솔직함 빠져 국민이해 의문
◇김일수(고려대 법대학장)=대통령으로서 국민 앞에 솔직한 고백과 이해를 촉구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솔직한 고백이 빠졌기 때문에 국민적 이해가 이루어질지 의문이다.
제도개선을 약속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대통령의 솔직한 사실 고백이 없는 상황에서는 제도개혁에 대한 공언은 모래위에 지은 집처럼 무의미할 수 있다.
대통령은 적어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선지원금, 의혹이 일고 있는 한보의 정치자금, 차남 현철씨의 대선잔여금 정도는 밝혔어야 했다.
○제도적인 개선 모두 힘써야
◇김동익(새문안교회 당회장)=국민의 기대에 미흡한 성명이었지만 대통령으로서 고뇌에 찬 고백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계기로 지난 5개월 남짓 계속된 국정공백 현상을 극복하는 한편 정치지도자 모두가 각성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의원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의원 선거가 「돈선거」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고 정치지도자 못지 않게 국민 모두가 국민의식 개혁과 도덕성 회복에 힘써야 한다.
○고비용 정치구조 청산기대
◇박상희(중소기업중앙회 회장)=한보사태 이후 표류하고 있는 국정을 정상화하고 깨끗한 선거를 위한 선거풍토와 경제구조의 근원적 개혁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이를 계기로 고비용 정치구조의 개선과 함께 경제구조 개혁에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모두가 총력을 기울여 나가기를 기대한다.
특히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스스로가 개혁대상’ 재확인
◇김진균(서울대 사회학과 교수)=92년 대선자금에 관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려울 것 같다. 자료가 없다는 말은 대선자금을 밝힐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을 뿐이다.
대통령이 국민을 두려워한다면 이렇게 어물쩡 넘어가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정확한 내용을 밝히고 진정으로 사과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엄격하지 못한 면을 보여줌으로써 김대통령은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대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소모적 논쟁 이젠 그만해야
◇이택규(법률신문 회장)=대선자금의 정확한 액수를 밝히지 않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를 떠나 일단 정치적 쟁점을 만들기 위한 소모적인 대선자금 공개논쟁은 더이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보에 대한 거액 대출이 대선자금때문에 이뤄졌다는 야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선자금을 당연히 공개하고 책임져야 한다. 이런 면에서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야당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한보특혜대출과 대선자금이 연결됐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는 현 시점에서는 대선자금문제에 대해 잘못된 과거를 물고 늘어지기 보다는 개선하려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돈정치’ 청산기회 원점으로
◇김호진(고려대 노동대학원장)=국민들은 대통령이 진솔하고 명쾌하게 대선자금 사용내역을 밝혀 의구심을 풀어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일단 아쉽다. 대통령은 대선자금을 밝힐 수 없는 저간의 사정을 밝혔지만 국민들의 의구심을 풀기에는 미흡했다.
이번 담화는 대선자금과 관련한 논란을 청산하고 「돈정치」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지만 결과적으로 논란이 원점으로 되돌아 간 듯해 안타깝다. 정치권은 지난 선거 뿐아니라 올해 대통령선거 등 계속될 선거가 낡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
○금융개혁 현안 제대로 지적
◇이동호(은행연합회장)=잘못된 과거는 하루 빨리 청산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자는 내용에 공감한다.
특히 금융기관의 부실여신 방지와 기업의 지나친 차입경영 제한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금융인들을 비롯한 전 경제인들이 한마음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담화내용이 이례적으로 금융관련 사항에 많은 부분을 할애, 금융계의 현안을 제대로 지적했다.
○구체내용 안밝혀 역사에 멍에
◇지은희(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깨끗한 정치, 돈안드는 선거를 위한 정치개혁을 위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할 당사자는 김대통령과 여당이다.
대선자금의 규모를 산정하기 힘들어 밝힐 수 없다는 것은 자신에게 부여된 과거청산의 기회를 외면하는 것이며 고비용정치구조를 다음 정권으로 대물림하여 역사에 멍에를 지울 따름이다.
더욱이 4년밖에 되지 않은 과거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 쓰여진 자금의 규모를 모른다는 것은 밝힐 의지가 없다는 것 이상이 아니다.
○알맹이 없는 내용 안타까워
◇정휴(불교신문 사장·스님)=실망스럽다. 여러가지 우여곡절과 진통 끝에 나온 담화여서 진솔한 사과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기대했으나 알맹이 없는 담화로 끝난 느낌이다.
설사 대선자금의 전모와 진상을 밝히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최고통치권자로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해명은 있었어야 한다.
대통령이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이 대통령과 정치권을 걱정하는 우리 현실이 안타까우며,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자기자신을 되돌아보고 참회해야 할 것이다.
○미흡하지만 이제 마무리를
◇손병두(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대선자금의 내용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 없어 기대에 미흡한 부분은 있다고 하겠으나, 대통령이 과거의 잘못된 선거풍토에 대하여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잘못을 시인하는, 이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제 우리는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지향적인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할때이며 21세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국민적 에너지를 모으는데 힘을 쏟아야 할때다.
재계도 돈 안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를 위해 솔선수범하겠다.
○내용 밝힌 뒤에 사과해야
◇김원일(소설가)=김대통령은 지금에 와서 대선자금의 규모나 내역을 가려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대통령 본인이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나 정부가 그것을 모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닌가. 국민이 대통령으로부터 듣고 싶은 말은 사과가 아니었다. 확실한 내용을 밝힌 뒤에 사과를 해야 했다. 이제 대통령이 할 일은 바로 「거품정치」를 제거하는 일이다. 대선이 있는 해마다 경제가 마비되고 국민이 생업에 지장을 받으며, 공직자의 무사안일이 재연되는 것을 막는 일이 그간의 실정을 만회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 첩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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