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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로 커온 재계 31위/한신공영 법정관리신청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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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로 커온 재계 31위/한신공영 법정관리신청 파장

입력
1997.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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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돈줄죄기에 몰락극심한 경기침체와 무정부적 금융시장혼란, 무분별한 차입경영이 마침내 또하나의 대기업 몰락을 가져왔다.

재계서열(여신액기준) 31위의 한신공영이 만성적 자금난끝에 30일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한보 삼미 진로 대농 등 거대기업의 몰락으로 위기국면에 빠져들고 있는 경제는 더욱 극심한 어려움을 겪게 됐다. 더구나 한신공영은 수많은 하청기업을 갖고 있어 자칫 중소협력업체의 연쇄도산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한신아파트, 한신코아백화점 등으로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한신공영의 몰락은 ▲부실한 기업재무구조 ▲주력업종인 건설·유통업 침체 ▲자금시장혼란 등에서 비롯됐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작년말 현재 이 회사의 자기자본비율은 고작 14.3%, 부채비율은 무려 598.3%나 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197억원이었으나 금융비용부담이 약 10%(1001억원)에 달할 만큼 부실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한신공영의 직접적 몰락이유는 「무정부상태」로 비유되는 금융권의 무차별적 여신회수와 신규대출기피였다. 지난해 우성 삼익 건영 등 대형 건설업체의 잇딴 도산과 한보사태이후 대기업들의 몰락으로 부실우려기업이던 한신공영에 대한 제2금융권의 어음연장과 신규할인은 사실상 동결된 상태였다.

한신공영은 최근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에 협조융자를 요청했으나 「회생불가」판정으로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한신공영은 최근 자금난이 악화한 뉴코아그룹과 「친족회사」다. 한신공영 김태형 회장은 뉴코아그룹 김의철 회장의 처남으로 뉴코아그룹은 당초 한신공영 계열사로 속해있다가 지난해 2월 법적분리가 완료됐다. 한신공영은 전국 40여곳에 2만3,000여가구의 아파트를 시공중이어서 계약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신공영 어떤 회사인가

한신공영은 도급순위 24위(96년말기준)의 주택전문건설업체로 (주)코아 (주)코아환경개발 (주)미건코아 등 3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주 고 김형종 회장이 50년 설립한 공업용보일러 생산업체 한신보일러가 모체이며 60년대말부터 건설업에 진출, 70년대이후 아파트건립 붐을 타고 성장해 대형주택건설업체가 됐다. 83년 창업주의 갑작스런 타계후 장남인 김태형 현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았으나 중동진출후 해외공사의 적자 등으로 87년 산업합리화 업체로 지정돼 서울신탁은행(현 서울은행)의 은행관리를 받았다. 90년대초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 92년 은행관리에서 풀려났으나 93년부터 닥친 주택건설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다시 어려움을 겪어왔다.

◎‘부도방지협약’ 왜 안 택했나/“자구노력 불가능할 정도로 재무 취약”

한신공영이 부도를 모면하는 「편한」수단인 부도방지협약의 적용을 신청하지 않고 법정관리의 길을 택한 것은 그만큼 사정이 어렵기때문이라는게 금융계 분석이다.

한신공영은 은행권 부채가 7,000억원이 넘어 2,500억원 이상인 부도방지협약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굳이 「법정관리」란 극약처방을 택한 이유는 ▲3개월안팎의 일시적 채무상환유예로는 회사정상화가 어려운데다 ▲자구노력을 할만한 자산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측은 밝혔다.

만일 협약의 적용을 받다가 자구노력의 실적이 거의 없게 되면 회생가능성이 없는 기업으로 낙인찍혀 정리대상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럴바에는 채권채무가 수년간 동결되는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 기업의 회생을 도모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가능하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또 부도방지협약의 적용을 희망할 경우에도 결정권을 지닌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이 진로그룹의 주거래은행 등으로 경영이 어려워 또 다른 부실기업을 지원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유승호·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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