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도 터키 ‘철의 여인’「3개월이냐 10개월이냐」
회교원리주의자인 네크메틴 에르바칸 터키 총리가 29일 올 7월 사임의사를 밝힌 가운데 차기 총리내정자인 탄수 실레르(51) 부총리가 자신의 총리임기를 놓고 에르바칸 총리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집권 복지당의 에르바칸 총리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7월 사임 10월 조기총선을 발표했으나 연정파트너인 정도당(DYP)의 실레르 부총리는 총리의 즉각 사임과 내년 3월 조기총선실시를 고집하고 있다. 실레르 부총리는 지난해 6월 2000년까지 4년임기의 총리직을 절반씩 나눠 갖자고 합의한 사실을 들어 연정이후 에르바칸 집권기간(11개월)만큼 자신의 임기를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에르바칸 총리의 친회교성향에 의해 빚어졌다. DYP 소속 장관들은 지난해 친회교정책에 반발, 연정을 속속 떠났고 군부 경제계 언론 등이 에르바칸 총리를 향해 집중포화를 가했다.
실레르 부총리도 여론의 포화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가 마피아와 접촉했다는 증거가 속속 밝혀지고 있고 지난해에는 터키 국영 전력회사인 테다스사가 특정회사와 거래하도록 자원부에 압력을 넣은 혐의로 국회내에 실레르 부패조사위원회까지 구성된 바 있다. 93년 6월 터키 최초로 여성 총리에 선출된 그는 정부재정지출 삭감, 공공요금 인상, 국영기업 민영화 등 대담무쌍한 개혁을 진행, 「강철의 미소를 지닌 철의 여인」으로 불리고 있다. 미 코네티컷대 경제학 박사출신인 그가 현사태를 수습하고 터키의 경제개혁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인가.<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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