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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컨설팅그룹 넬리로디사 대표 넬리 로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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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컨설팅그룹 넬리로디사 대표 넬리 로디씨

입력
1997.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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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덴티티 분명해야 한국패션 세계화 가능『한국패션이 세계화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아이덴티티(정체성)가 분명해야합니다. 한국 패션업체들은 유행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반면 강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지 못하는게 흠입니다』

세계적인 패션컨설팅그룹 넬리로디사의 대표 넬리 로디(55)씨가 넬리 로디 코리아주최 98 춘하복 유행설명회 참석차 21∼23일 내한했다. 구치 기라로쉬 돌체&가반나 카사렐 등 유명브랜드의 컨설턴트로, 또 파리 프레타포르테의 자문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있는 그는 한국패션산업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아직 패션선진국으로 자부하기에는 이르다고 충고했다.

넬리 로디씨가 파악하는 한국패션의 또 한가지 중요한 문제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 같은 가격대의 이탈리아제품에 비해서는 품질이 떨어지고 비슷한 품질의 대만제보다는 두배정도 가격이 비싸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디자인보다 소재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고있는 만큼 한국에서도 소재를 고급화,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사람들의 독특한 패션취향에 대해서도 따끔한 지적을 잊지않는다. 30, 40대의 여성들 조차 20대처럼 무조건 젊어보이고 싶어하는 욕구가 옷차림에서 자연스럽게 읽힌다는 것. 유럽의 경우 자신의 나이에 맞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무조건 젊어야 아름답다는 생각이 만연한 것 같다는 그는 이런 풍조가 패션시장의 폭을 제한하는 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 다양한 색상의 의상을 매치해 소화하는 훈련이 부족하며 패션의 「화룡정점」이라 할만한 액세서리 활용에도 다소 미숙하다고 촌평. 한 나라의 패션수준은 문화수준의 바로미터라고 말하는 로디씨는 『한국적인 특성을 찾아내서 패션에 녹여내는 작업을 통해 독특한 자기 색깔과 창의력을 인정받는 것만이 세계화의 지름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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