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약국서 판매 비윤리 충격29일 검찰에 적발된 불법의약품 제조·판매사건은 약국이라는 합법적인 판매통로를 거쳐 무허가약을 대량유통시켰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94년 3월부터 시중에 유통된 가짜약 280만 캡슐은 과다복용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호르몬제가 주성분이어서 장기적인 부작용까지 우려되고 있다.
제조업자 박세종(구속)씨 등은 약품도매상 영업사원 근무경험을 토대로 소염진통제(피록시캄) 골격근이완제(클로로메자논)와 부신피질호르몬제(덱사메타손) 등을 과다배합해 신경통치료제와 간장·위장약 등 3종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들 원료의약품은 각종 부작용으로 인해 의사의 지시에 따라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들. 그러나 박씨 등은 단기적인 진통효과를 높이기 위해 규정이상의 호르몬제를 대량배합하거나 통상 한 종류만 쓰는 소염진통제를 3, 4종씩 배합, 약이 아닌 독을 만들었다. 또 약사들은 이같은 부작용을 알면서도 이 약이 뛰어난 순간진통효과로 고객들 사이에 「귀신약」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자 마진율을 무려 400%까지 붙여 파는 등 직업윤리를 저버렸다.
박씨가 만든 약에 포함된 호르몬제중 특히 스테로이드제제인 덱사메타손은 과다복용시 골다공증, 골괴사, 위출혈, 녹내장과 백내장을 유발한다는 임상보고서가 나와 있다. 실제로 충남 천안시 N약국에서 이 약을 구입, 복용한 환자는 위출혈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번 「귀신약」처럼 이름도 없는 약이 단지 진통효과가 뛰어날 경우 호르몬제나 마약성분이 과다사용된 가짜약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번에 적발된 약사와 약품제조업자는 다음과 같다. ▲박세종 ▲고평식(51·무허가 제조업자) ▲여창훈 ▲안경환(61·서울 방이동 녹원약국) ▲한상희(36·서울 신원동 녹십자약국) ▲신종화(42·인천 용현2동) ▲신광섭(57·천안시 오룡동 녹십자약국) (이상 구속) ▲손정식(42·안산시 선부동 나성약국) ▲이인배(47·용인시 기흥읍 동아약국) ▲김정수(56·여·인천 구월4동 코아약국) ▲위성숙(46·여·경기 안산 상록수약국) ▲한영규(40·수원 권선동 백세약국) ▲최세화 (이상 불구속)<이태희 기자>이태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