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대 재벌그룹의 부채가 5년전에 비해 2.5배로 늘었다. 남의 돈 빌어다 장사하는 기업들의 부채경영행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50대 그룹의 연결재무재표상 총 부채액수는 317조2,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모그룹에서 분리된 제일제당 등 4개사를 뺀 46개 그룹의 부채는 294조1,200억원으로 5년전보다 145.5%나 늘었다.
뉴코아와 거평그룹은 5년동안 부채가 각각 10배, 8.4배 가까이 증가, 50대 그룹 가운데 가장 급속히 빚을 늘려온 것으로 분석됐다.
또 태광 한라 통일 한화 조선맥주 해태 아남 대농 영풍 등도 부채가 3배이상 늘어나는 등 대부분의 대그룹들이 빚을 끌어쓰는데 진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재벌기업들의 빚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무분별한 기업규모확대와 사업다각화를 위해 금융기관의 돈을 마구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금융계는 재벌들의 이같은 부채유입경쟁이 만성적인 자금수요초과 현상을 초래, 고금리 현상의 주원인이 되고 나아가 기업경영부실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미 대농의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5년전 20%대에서 지난해말 마이너스로 돌아설 정도로 부채비율이 높아졌고 한보도 91년 이후 4년동안 부채증가율이 460%에 이를 정도로 빚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부도가 났거나 부도방지협약 적용기업으로 선정되는 운명에 처했다.
이밖에 최근 자금악화설이 나돌아 곤욕을 치르고 있는 기업들도 예외없이 높은 부채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무분별하게 끌어다 쓴 부채가 기업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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