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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 ‘증시로 증시로’/고객예탁금 3조3,317억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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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 ‘증시로 증시로’/고객예탁금 3조3,317억 달해

입력
1997.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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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일동안 순유입 3,000억 넘어/부동산시장 냉각·금리 하락 영향/740P 돌파 연중 최고… 활황 기대감 고조돈이 증권시장으로 뜀박질하고 있다.

실세금리하락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상실한 시중의 유동자금들이 최근들어 뚜렷한 상승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증시로 몰려들어 증시에 「반사호황」이 점쳐지고 있다.

29일 증권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고객예탁금은 이날 현재 3조3,317억원. 지난 16일(3조618억원) 보다 3,699억원이나 늘어났다. 그만큼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장외시장(코스닥) 등록을 위해 26일과 27일 실시된 8개사의 주식입찰에는 입찰보증금(입찰대금의 10%)으로 2,325억원이 몰리는가 하면 이달 들어 6차례 있은 실권주 공모 경쟁률이 평균 48대 1을 넘어서는 「기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 일주일동안 외국인들이 주식을 순매수한 금액도 2,000억원에 이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은 자금흐름으로 볼때 최근 10여일동안 증시에 새로 투입된 자금은 이미 3,000억원을 넘어섰고, 대기물량은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는 다소 섣부른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즐거운 비명을 들어보면 이같은 분석이 섣부르지만은 않다. 현대증권의 경우 최근 5∼6일동안 서울 압구정과 신사지점 등에는 지점별로 고객예탁금이 10억원이상 늘어났다. 전례가 드문 일이다.

동서증권은 이번주들어 전지점을 합해 고객예탁금이 200억원정도 새로 들어와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반영, 주가지수는 28일 738.12포인트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 742.50을 기록, 740선을 돌파했다.

이처럼 돈이 증시로 몰리고 있는 데 대해 증권가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어 있는데다 실세금리하락으로 채권 등 금융상품에의 투자매력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채권 등 금융상품의 수익률은 중단없는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시중자금은 풍부한데도 불구하고 잇따른 부도 여파로 일부 재벌계열사를 제외한 상당수업체들의 회사채발행이 어려워지면서 발행물량이 크게 줄어 화사채금리가 3개월만에 11%대로 떨어졌다. 회사채금리는 29일에도 0.12%포인트가 또 하락했다.

단기성 콜금리와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의 금리도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금융상품의 수익성이 그만큼 줄어들어 유동자금이 금융권과 기업보다는 증시로 몰리고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단기적인 대기성자금의 대표적인 은둔처인 투자신탁사들의 화폐시장펀드(MMF) 수신고는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6조원을 넘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자금중 일부는 증시로 직행할 공산도 커 증시 활황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부동산도 여의치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정부가 부동산값폭락방지대책 마련까지 검토할 만큼 부동산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고 거래가격도 약보합으로 돌아서 유동자금을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대유증권 김경신 경제연구실장은 『시중자금이 증시로 U-턴하는 초기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의 증시는 금융시장이나 부동산시장과 달리 엔고와 밝아지고 있는 경기전망 등에 힘입어 투자가치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자금유입이 봇물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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