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유지 “일단 지켜보자” 실망/경선결과 불복 흘리며 배수진이회창 대표체제 유지쪽으로 가닥을 잡은 28일의 청와대 주례보고 결과에 대해 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일단 지켜보자』면서도 실망스런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의 대선주자들은 『아직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는 상황인만큼 내일 청와대 오찬회동까지 기다려 보자』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는데, 정황상 김영삼 대통령의 결심에 의한 대표 「경질」은 물건너 간 것으로 판단하는 눈치다.
그런 가운데서도 반이대표진영의 양대 축인 박찬종·이한동 고문진영은 아직 끝난 게임이 아님을 강조하며 날 벼르기를 그치지 않았다. 특히 이고문측은 『청와대 오찬 회동자리에서 대통령과 대표에게 양자택일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며 『이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유지해 경선에 불공정성 시비를 야기할 경우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점을 밝히겠다』고 말해 그냥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들 진영과 김덕룡 의원측은 또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곧이어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이대표 사퇴문제가 다시 거론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전국위 석상에서 발언권을 얻어 이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이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상당수 제기되면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이들의 주장대로 전국위가 시끄러워지게 되면 결과에 상관없이 그 자체가 이대표에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이대표 진영은 이날 「청와대 주례보고」 전에도 「이대표체제 흔들기」공세를 계속했는데, 박찬종·이한동 고문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한 목소리로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심각한 후유증 예상」 등의 표현을 써가면서 대표직 사퇴주장이 관철되지않을 경우 경선결과 불복가능성마저 은근히 흘렸다.
박고문은 이날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론의 형식적·실질적 수렴기구로 각각 당무회의와 대선주자 예비회담이 있는 것』이라며 『대선자금 문제도 지난 23일 주례보고를 마친 뒤 대선주자들과 상의했더라면 이대표의 책임도 면책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고문은 이날 타워호텔에서 안보교육협회 주최로 열린 특강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대표의 23일 대선자금 공개불가 입장천명은 민심을 외면한 최악의 선택이었으며 당과 나라를 살리는 자구의 길이 아니라 국민에게 좌절과 고통을 안겨주는 자해의 길이었다』고 비난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