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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1/상류층에서 주로 발병(역사속의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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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1/상류층에서 주로 발병(역사속의 질병)

입력
1997.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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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회적 신분 상징산업화 전에는 대부분의 질병이 가난에서 비롯됐다. 산업화가 된 뒤에는 풍요에 따른 질병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화 전에도 풍요와 관련된 병이 있었다. 바로 통풍이다.

통풍은 단백질 대사의 이상으로 혈액에 요산이 과다하게 축적돼 생기는 질환이다. 관절, 특히 다리와 엄지발가락 관절이 퉁퉁 붓고 통증이 매우 심하다. 급성 관절염이 반복되고 콩팥에 요로결석이 생기기도 한다. 통풍은 육식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흔히 발병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풍요의 병」으로 여겼다. 유럽의 상류계층은 20세기 전까지 독한 포도주를 곁들여 단백질과 전분이 많은 음식을 포식했다. 통풍은 이런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했기 때문에 성공과 높은 사회적 신분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통풍의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도 작용한다. 그런 점에서 통풍은 귀족이 감내해야 할 숙명적인 짐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지나친 오락과 유흥, 성적 방탕 등에 따른 스트레스도 통풍과 관련있다고 여겼다. 그런 점에서도 통풍은 특권 유한계급의 질병이었던 셈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중요 인물이 통풍에 시달렸다. 영국의 히포크라테스로 불리는 시드넘과 근대외과학의 아버지로 숭앙받는 프랑스의 파레, 피렌체의 은행가이자 르네상스 초기 많은 예술가와 인문주의자들의 후원자 역할을 했던 코시모 디 메니치도 통풍환자였다.<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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