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밤 여의도 63빌딩에서 이회창 대표가 주최한 신한국당 상임고문단 만찬모임은 당안팎이 시끄러운 시점에 열려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대선주자 6명 가운데 5명이 불참, 다소 맥빠진 분위기였다. 박찬종 고문만 모습을 나타냈고 와병중인 최형우 고문 외에 이홍구 이한동 이수성 김윤환 고문 등도 선약을 이유로 불참했다.그럼에도 이날 모임에서는 대표직 사퇴문제 및 경선규정 등이 화제로 오르면서 미묘한 긴장기류가 흘렀다. 먼저 이대표가 중국방문 결과를 소개하며 『성과가 컸다』고 말한 뒤 참석자들은 20여분동안 중국을 화제로 얘기를 나눴다. 이어 박찬종 고문이 『대의원이 중복추천을 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는 판에 후보등록을 위해 8개 시·도 이상에서 각각 50명이상 100명이하 대의원 추천을 4일만에 받도록 한 규정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대표와 일부 고문들이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 한다』고 거들자, 박관용 사무총장은 『절차상 당헌을 고칠 수 없지만 운용의 묘를 살려 보겠다』고 말했다.
또 고문단 좌장격인 민관식 고문이 이날 청와대 주례보고 결과를 질문하자 이대표는 『대표직 사퇴문제는 오늘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민고문이 『그러면 잘됐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이대표는 『그렇게 생각하면 되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만섭 고문은 대선자금문제에 대해 『청와대와 당, 대선주자들이 의견조율을 거치지 않고 중구난방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바람에 혼란이 커졌다』고 질책했다. 그는 이어 대표직 사퇴문제와 관련 『대표 자신이 당의 결속과 단합을 위해 대국적 견지에서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완곡하게 대표직 사퇴를 주장했다. 이에 민고문이 『그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문제이므로 대표에게 맡기자』고 말하자 이대표는 『대표직 사퇴문제는 저에게 맡겨달라』며 경선전 사퇴가능성을 시사했다. 박고문이 계속 『이대표는 취임전 경선주자가 대표가 되면 불공정 경선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대표직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하자 이대표는 『그런 오해도 있을 수 있지만 내가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다』며 『대표로서 이번 경선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낙주 황인성 민관식 고문 등은 『대선주자들이 민생을 접어두고 더이상 집안싸움을 하면 안된다』며 대선주자들의 과열 자제를 촉구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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