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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해가 난무하는 세상(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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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해가 난무하는 세상(사설)

입력
1997.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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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음해성루머나 유언비어, 흑색선전을 생산하거나 퍼뜨려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거나 반사이익을 노리는 자는 한마디로 정보사회의 적이고 시장질서와 경쟁원리를 파괴하는 암적 존재다. 이들을 뿌리뽑는 일은 사회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시장경제의 토대를 지키는 일이다.객관적 정보가 생명인 증권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이 루머시장이 되고 있다. 멀쩡한 기업이 난무하는 악성루머에 휩쓸려 부도를 당하거나 자금줄이 막혀 부도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한보그룹 등 대기업들의 부도사태가 이어지면서 증시와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터무니 없는 기업관련 루머나 흑색선전이 횡행, 금융시장을 무정부상태의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의 부도도미노를 막기 위해 고육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부도방지협약마저 순기능보다 역기능만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시장에서 나도는 악성루머나 이른바 「매터도」는 대개 세분류로 나누어지고 있다. 하나는 소위 큰손 등 증시작전세력을 등에 업고 주가에 영향을 미쳐 투자이익을 노리는 루머다. 사설 투자자문업자를 비롯해 증권관련사 종사자들이 개입돼 증시정보지나 PC통신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두번째로 전현직 정보기관종사자들이나 경제관련부처 공무원과 증권이나 재계의 관련 임직원들이 비밀리 정기적으로 모여 거래하는 각종 정치 경제관련 루머들이다. 이 역시 유인물 등을 통해 순식간에 확산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특정 대기업의 정보팀들이 자사이익을 위해 은밀히 생산 유통시키는 루머를 들 수 있다. 상대그룹이나 경쟁기업을 헐뜯거나 음해하는 의도적인 루머를 고급정보인양 포장하여 증시나 사설정보지 등에 고의적으로 누출시키거나 계열사 임직원 등 인맥을 통해 사회 각계각층에 유포시킨다.

물론 루머 가운데는 재벌이나 정치권력에 의해 유통이 차단된 「사실」이 들어있는 경우도 없지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악성루머는 시장논리와 경쟁원리를 왜곡시켜 자기이익을 극대화하거나 심지어는 경쟁상대를 무너뜨리려는 근거없는 음모이게 마련이다. 특히 특정기업이나 대상을 희생양으로 삼아 자기이익을 꾀하려는 음해성루머의 유포야말로 가장 비겁하고 비윤리적인 악태가 아닐 수 없다.

마침 검찰이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활개를 치고 있는 악성루머의 진원지를 찾아내 엄단하겠다는 방침아래 수사에 들어갔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검찰은 차제에 시장경제의 경쟁원리를 파괴하는 적을 도태시킨다는 대국적 견지에서 악성루머의 진원 및 그 경로를 끝까지 발본색원해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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