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중화경제권 우리 최대 수출시장/특수 고지선점 등 적극적 전략 필요홍콩에서 영국 국기가 사라질 날도 이제 한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그동안 제기되었던 홍콩 장래에 대한 비관론은 크게 수그러든 대신 낙관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례로 『중국은 경제 현대화를 위해 홍콩의 번영이 절대 필요하다. 반환이 다가오면서 과거 홍콩의 장래를 염려하여 이민갔던 홍콩 주민과 기업주소지를 해외로 옮겼던 외국계 회사들이 다시 홍콩으로 들어오고 있다. 대다수 홍콩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회사들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라는 분석결과 등이 홍콩의 장래를 밝게 해주는 반증들이다.
작년 중국과 홍콩은 우리나라 수출의 17.4%(225억달러)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최근 5년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10년 우리나라의 대중국(홍콩 포함) 수출의존도는 30%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많다. 그만큼 중요한 시장이다. 따라서 홍콩반환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은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
홍콩반환은 중화권의 통일과 중화경제권 형성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였다는 의의를 갖고 있다. 홍콩에 적용되는 「1국 2체제」는 향후 대만통일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홍콩은 중국의 현대화를 지원하고 중국경제의 발전은 홍콩과 대만 경제의 발전을 촉진시킬 것이다. 중화권은 이미 긴밀한 경제교류가 진행중이다. 중국은 이미 홍콩과 대만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특히 대만에는 170억달러의 흑자를 만들어 주고 있다. 양안간 무역·투자의 대부분은 홍콩을 통해 중계된다. 중국이 유입한 외국인투자의 65%가 홍콩·대만자본이며, 홍콩에 진출한 중국계 기업은 7,000여개, 투자규모도 수백억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대표적 경제예측기관인 DRI는 96년 중화권의 구매력은 이미 4조4,000억달러로 일본(4조6,000억달러)에 육박했고, 2010년이면 11조9,000억달러로 미국을 상회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중화권의 수출은 작년에 4,300억달러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올랐다. 역내 수출액 약 800억달러를 빼도 우리나라 수출의 2.5배를 상회한다. 즉 장기적으로 중국은 우리에게 수출시장을 제공하는 동시에 더욱 강력한 수출경쟁국으로 부상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면 우리는 홍콩반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장래를 걱정하면서 기다리는 소극적 자세보다는 보이는 기회를 선점하고 위기를 먼저 극복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우선 향후 몇년동안 나타날 홍콩특수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2010년 홍콩 인구는 지금보다 약 200만명이 증가한 850만명 수준에 도달하고, 그에 따라 도시인프라의 건설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홍콩 경기의 지탱을 위해 예상되는 중국의 수출입 물량지원도 사업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호황이 예상되는 홍콩 증시 참여와 중국계 금융기관과의 관계 구축을 통해 향후 중국이나 아시아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기존 홍콩이 구비한 각종 우위를 중국 진출에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홍콩의 장점은 국제 비즈니스의 금융과 정보센터라는데 있다. 선진화한 금융시스템 하에서 금융사고 발생률이 중국 현지보다 훨씬 적다. 그리고 해운·통신서비스의 발달에 중국을 배후지로 한 홍콩은 3국간 거래의 최적지다. 수천개의 중국계 기업이 진출하고 있어 홍콩내에서도 중국 전역을 상대로 정보를 얻고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다. 따라서 대중 비즈니스를 염두에 둔 중국 및 화교자본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화권 제품과의 수출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중국산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진지 오래다. 화교권의 유통망과 중국의 생산경쟁력이 합쳐지면서 제고되는 중화권 제품의 수출경쟁력은 우리나라의 해외시장 점유율을 계속 잠식할 것이다. 이들보다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동시에 중화권과의 협력을 통해 공동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방안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홍콩의 중국화에 따른 사업환경 악화, 부동산 비용 상승, 홍콩달러의 불안정, 중미 마찰, 중국내의 정경불안 등 홍콩의 사업환경에 영향을 주는 요인의 동향파악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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