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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마약카르텔 아시아 공략/코카인 국내시장 형성조짐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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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마약카르텔 아시아 공략/코카인 국내시장 형성조짐 배경

입력
1997.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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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뽕 품귀로 대체수요 늘어27일 적발된 코카인 대량밀수사건은 국내에서도 고가의 천연마약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조짐을 나타낸 것이어서 단속기관을 긴장시키고 있다.

검찰이 이번에 적발한 코카인 10㎏은 1회 투약분(0.03g)으로 따져 33만여명에게 투약할 수 있고 시가로도 300억원대에 달하는 유례없는 규모다. 또 이번 사건을 주도한 페루교포 김광오씨 등은 페루의 최대 코카인 밀조조직은 물론 국내, 일본의 밀매조직과도 광범위하게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적발된 코카인은 대부분 교포, 또는 남미인들이 신발 밑창 등에 숨겨 들여오는 소량, 개인밀수 형태였다.

검찰은 김씨 등이 가공원목에 1m 깊이의 구멍을 뚫고 대량으로 밀반입하는 전문적 방법을 동원했고 일본 야쿠자를 통한 역수출을 기도한 점 등으로 미루어 이번 사건이 남미 마약 카르텔이 동북 아시아의 폭력조직과 연계해 안정적인 코카인 판매루트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카인은 대부분 페루·볼리비아·칠레 등 남미에서 생산돼 콜롬비아 등의 마약 카르텔들을 통해 세계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최대소비지인 미국이 90년대 들어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남미 해안봉쇄 등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자 마약 카르텔들은 유럽 아시아 등에 새로운 소비지를 모색해 왔으며 특히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를 공략하기 위해 현지교포 등을 중개인으로 내세워 시장형성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실제로 90년이후 한국과 일본의 코카인 관련 검거자와 압수량이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세계 코카인 생산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페루의 한국교포 사회에선 코카인 밀수로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는 것이다. 구속된 김광오씨 역시 사업에 실패한 뒤 이같은 소문을 믿고 마약카르텔로부터 30만달러에 코카인 10㎏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같은 코카인 밀반입 추세와 함께 국내 히로뽕이 대규모 단속으로 품귀현상이 일어 국제 시세의 3배로 뛰면서 히로뽕 사용자들이 코카인 쪽으로 전이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미국의 연방 마약 단속국(DEA)과 지속적인 공조수사를 펴는 한편 코카인 선호도가 높은 일부 해외유학생과 고소득층을 상대로 코카인 소비처를 추적중이다.<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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