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단일화 못하면 여 절대 유리”/여론조사 결과 여 유력주자들 이변없으면 승산/유사한 선거구도 13·14대 대선서도 여당승리 “실증”신한국당 대선후보와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올 12월 대선에서 3파전을 벌인다면 대권은 어느쪽으로 향할까.
이는 오늘의 한국정치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여야 3당이 각각 독자적으로 깃발을 내세워 대선에 참여하는 선거구도로서 경선전후 여당의 이탈세력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 가능성이 매우 높은 대선 구도라고 할 수 있다.
이달 중순 한 일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당 대선후보로 이회창 대표, 박찬종 고문, 이인제 경기지사 등이 각각 나설 경우에는 두 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수성 이홍구 고문 등은 근소하게 김대중 총재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신문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같은 3파전 구도에서는 여당 대선주자중 이대표와 박고문이 승산이 있었다.
여야 선거관계자들은 야권후보 단일화가 실패하는 구도에서는 여당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들은 여론조사와 달리 이대표, 박고문뿐만 아니라 다른 주자들도 대부분 신한국당 간판으로 출마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이변이 없는 한 야당이 승리하기는 힘들고 오히려 1, 2, 3위 후보간 득표차가 관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다수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양김이 동시에 출마하는 상황에서는 우리당 후보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이같은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국민회의 이해찬 정책위의장도 『야당은 후보단일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기본적으로 동력이 붙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승산이 없다』면서 『1·2위 후보간 득표차이도 92년 대선때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 한영수 부총재도 『여당이 분열하지 않고 두 김총재가 모두 나선다면 야당은 희망없이,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다』며 『따라서 야당은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 일각에서는 이같은 구도에서도 김종필 총재가 구여권표를 상당히 잠식해 주고, 고정표를 갖고 있는 김대중 총재가 의외로 선전할 경우 승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으나 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역대 선거중 13대(87년) 14대(92년)대선이 이와 가장 유사한 후보구도였는데 모두 여당후보가 8%포인트 이상 차이로 2위를 기록한 야당후보를 따돌렸다. 13대선거에서는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36.6%를 얻어 당선됐고,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28.0%), 평민당 김대중 후보(27.1%)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후보(8.1%) 등 3김씨가 그 뒤를 이었다. 또 14대에서는 42.0%를 얻은 민자당 김영삼 후보가 민주당 김대중 후보(33.8%)를 8.2% 포인트 차이로 눌렀고 국민당 정주영 후보와 신정당 박찬종 후보는 각각 16.3%, 6.4%를 득표했다.
이같은 구도의 선거성격에 대해 야권의 한 관계자는 『여당후보는 김영삼 대통령의 대리인이기 때문에 「3김의 마지막 대결」로 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국당 관계자는 『여당후보는 연로한 두 김총재에 대비돼 세대교체를 상징하게 될 것』이라며 「3김대결론」을 반박했다. 대다수 정치학자들은 『야권이 후보단일화를 이뤄낼 때는 정권교체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되겠지만 분열됐을 때는 여당의 세대교체론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여 시각/“여 누가 나서도 승산있다”/일부선 “지지도 낮은 후보땐 승리 장담못해”
여당이 분열하지 않고 야권의 양김씨가 각각 독자출마하는 구도에서 여당후보로 누가 나와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물론 상당수 여야 관계자들은 『야권이 후보단일화에 실패하는 경우에는 희망이 없다』며 『여당 대선주자중 누가 나오더라도 승산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정가 일각에서는 『선거는 그야말로 해봐야 한다』며 『여론지지도가 낮은 여당주자가 후보가 됐을 경우에는 야권이 분열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여론조사기관 미디어리서치 전무 안부근씨는 『누가 나와도 여당이 승리한다는 논리는 신한국당에서 4·11총선의 승리에 고무돼 강화된 논리』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금년 대선에서 3위이하의 득표율이 예상보다 높아진다면 오히려 1·2위의 순위를 바꿔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같은 구도에서 이회창 대표, 박찬종 고문은 승산이 높은 후보로, 이수성 이홍구 고문 이인제 경기도지사 등은 경합후보로, 다른 주자들은 열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 조사는 현재의 지지도를 상당부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선거에서는 이대표, 박고문 외에 다른 주자들의 득표력도 제고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김광덕 기자>김광덕>
◎야 시각/“단일화 안되면 제3후보”/당내외 압력에 동시출마 가능성 높지않아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과연 동시출마를 강행할 수 있을까.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현재 본격적인 후보단일화 협상을 앞두고 서로 독자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양당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두 김총재는 각각 대권 4수, 재수 도전에 대한 거센 내부 반발에 부딪쳐 출마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민회의 김총재의 경우 단일화 실패 즉시 후보사퇴와 제3후보 추대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세형 총재 권한대행과 한광옥 부총재 등 중진들은 최근 소속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독자출마론 부상을 막기 위한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 87년 대선에서의 4자 필승론, 95년 국민회의 창당 당시와 같은 「환상」이 일어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조치이다. 김총재 득표력의 한계가 여러차례 실증된 만큼 단독출마에 대한 반발은 어느때보다 강경할 전망이다.
김종필 총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5대 총선에서 자민련은 16.2%(317만8,474표)를 득표했다. 그러나 후보단일화의 실패는 자민련내 대구·경북 세력 등의 이탈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으며, 김종필 총재의 대선 득표력은 87년 13대 대선 때같은 8.1%(182만3,067표)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 이 경우 대선 이후 자민련의 존속여부는 불투명하다. 두 김총재의 후보단일화 전망도 불확실하지만 동시출마 확률도 높지는 않다는 결론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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