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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퇴론’이 경질론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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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퇴론’이 경질론 비화

입력
1997.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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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 여론악화에 이한동·박찬종 고문 맹공/이 대표측 “대꾸할 필요있나” 무시속 심각한 논의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의 사퇴문제가 경질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그동안 반이 주자들은 공정경선을 이유로 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선에서 공세의 수위를 조절했다. 그러나 이대표가 지난주 청와대 주례보고 후 「대선자금 공개불가」를 천명, 여론의 거센 반발을 초래하자 이한동 박찬종 고문 등은 27일 경질주장까지 펴고 나섰다.

이대표측은 『일일이 대꾸할 필요가 있느냐』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그냥 지나치기에는 반이 진영의 기세가 사뭇 심각하다. 더이상 대표직 사퇴문제를 애매하게 다룰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이대표측이나 반이 진영이나 이 힘겨루기에서 밀리면 본격적인 경선국면에서도 시종 패퇴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사퇴공방은 갈수록 그 수위를 높여갈 전망이다.

이대표 경질의 포문은 이한동 고문이 열었다. 이고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대표는 주례보고를 통해 본인의 사견을 당론처럼 왜곡시켰다』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고문은 구체적으로 『이대표가 대선자금 공개불가를 밝힘으로써 김영삼 대통령은 대선자금 문제를 대표에게 떠넘기려한 부도덕한 지도자로 몰리게 됐다』며 『하야론까지 나오는 정국상황은 이대표가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고문은 특히 「인기관리에 급급」 「혼돈의 장본인」 「정치력 한계」 등 격한 용어를 써가며 사실상 이대표의 경질을 요구했다.

박찬종 고문도 이날 고려대 노동대학원 초청특강에서 『대표직 사퇴는 공정경선의 최소조건』이라며 『이대표가 끝까지 대표직을 지키겠다면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박고문은 『총재인 김대통령이 29일 열리는 전국위에서 관리형 새 대표를 지명하면 문제는 해결된다』고 피력했으며 강연후 청와대 강인섭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이 뜻을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주자들도 표현을 아꼈을 뿐이지 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홍구 고문 최병렬 의원은 『공정경선을 위해 이대표가 올바른 처신을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으며 김덕룡 의원은 『사퇴안한다면 할 수 없으나 국민과 당원이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대표측은 상당히 곤혹스런 표정이다. 측근들은 일단 『떠든다고 일일이 상대하지는 않겠다』고 무시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외형상 완강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대표직 사퇴여부, 시기 등을 놓고 심각한 논의가 오가는 분위기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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