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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질환 어린이 ‘감기와 친구’(한방 명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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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질환 어린이 ‘감기와 친구’(한방 명의:4)

입력
1997.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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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만­‘냉에 강하게’ 체질개선요법 중시/강병수­식이요법 병행·소화력 보강 중요/박은정­폐·위장·신 등 강화 면역력 배양감기를 달고 사는 어린이들이 있다.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고 반복적으로 감기에 자주 걸리면 알레르기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알레르기란 인체가 특정 물질(항원)에 과민반응하는 증상. 기관지에 나타나 기침 호흡곤란을 초래하면 천식, 콧물 재채기 코막힘을 일으키면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어린이의 30%는 알레르기성 체질을 갖고 태어난다. 이런 어린이가 심리적 불안, 저항력 감퇴 등의 조건에 처하면 알레르기질환이 생긴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쉽게 피로하고 성격이 급해지며 끈기가 없어 남과 어울리지 못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므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희대한방병원 소아과 정규만(53) 교수는 한방소아학회의 실질적인 토대를 닦은 소아 알레르기 치료분야의 권위자이다. 그는 알레르기질환을 원인에 따라 한성 열성 담성 등 세가지로 분류한다. 환자의 70%가량은 열성이다. 겉으로는 열이 없으나 찬물을 자주 찾고 잘 때 이불을 걷어차는 어린이는 속에 어혈이 있다고 봐야 한다. 정교수는 몸의 정기(면역기능)나 오장육부의 기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방어기전을 튼튼히 하는 체질개선요법을 중시한다. 이는 「감기 찬바람 찬음식 찬물에 강한 체질로 바꿔주는 것」을 의미한다.

천식은 원인을 따져 치료약과 보약을 동시에 쓰면 좋다. 정교수는 『기침이 3주이상 계속되면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며 『증상이 심하면 증상치료를 먼저 한 뒤 몸을 보하는 약을 처방하고, 증상이 가벼우면 정기를 보강하면서 증상 치료약을 같이 쓴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70%정도는 축농증으로 발전한다. 축농증에 걸리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져 학습능률이 저하된다. 최근 축농증 어린이에게 선방패독탕을 집중 투약한 결과 83%의 완치율을 보였다. 중증도 대개 2∼3주정도 치료하면 호전되나 이를 완치된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증상이 호전되면 정기를 보강하는 약을 쓰면서 섭생을 잘해야 한다.

동국대 한의대학장 강병수(57) 교수는 알레르기질환 치료분야의 원로. 그는 소아 알레르기질환은 대부분 공기오염이나 음식물에 의해 발생하므로 약물과 함께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약물로 위장을 튼튼히 하고 소화력을 증강시켜 항원물질을 조절하며 항원음식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교수는 『음식물을 주의하면서 더운 체질을 냉한 체질로 바꾸고 소화력을 보강하면 50∼80%는 증상이 호전된다』고 말했다.

항히스타민제나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사용한 환자는 약에 내성이 생겨 한방치료가 매우 어렵다. 즉 만성보다는 급성환자의 치료가 효과적이다. 강교수는 『최근 심리적 불안과 환경공해, 음식물의 인스턴트화 등으로 알레르기질환이 급증하고 있다』며 『정신적인 안정을 찾고 항심을 가질 수 있는 참선요법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의 행동을 강제 규제하면 심리적 불안감으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스스로 증상을 인식, 빵 아이스크림 등 기호식품을 적게 먹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원광대전주한방병원 소아과 박은정(36) 교수는 소아과 여성한의학박사 1호이다. 원광대 한의대를 수석졸업한 뒤 소아과를 개설, 10여년째 소아알레르기질환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만나도 과민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폐 위장 신 등을 보강,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치료를 중시한다. 현실적으로 수백종류나 되는 항원물질을 피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소아알레르기는 대개 태열→우유알레르기로 인한 설사→모세기관지염→기관지천식→비염 순으로 진행한다. 조기 진단을 통해 한방치료와 식이요법(신선한 녹황색 채소, 두유·콩, 해조류 등)을 병행하면 알레르기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즉 폐의 허열로 인한 편도선비대 코피 식은땀 등과 소화기가 약해 나타나는 식욕부진 복통 설사 등이 함께 개선될 수 있다.

박교수는 『소아알레르기 환자는 감기로 허열이 생길 경우 혀가 갈라지거나 설태가 부분적으로 벗겨지는 지도설, 혀의 표면이 매끈해지는 경면설 등이 나타난다』며 『이 경우 음혈을 조절하고 열을 맑게하는 약물을 가미, 전신증상을 함께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재학 기자>

□추천해준 한의대학장

▲경희대 송병기 ▲원광대 이기남 ▲동국대 강병수 ▲경산대 박순달 ▲대전대 유동렬 ▲동의대 안창범 ▲상지대 이준무 ▲우석대 주영승 ▲경원대 박종형<무순>

□약력

◇강병수

▲63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84년 원광대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현재 동국대 한의대학장·동국대 한의학연구

◇정규만

▲71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80년 대한한방소아과학회장 ▲현재 경희대 한의대 교수·경희대한방병원 소아과 과장

◇박은정

▲85년 원광대 한의대 졸업 ▲90년 원광대 대학원 한의학박사 ▲현재 원광대 한의대 부교수·원광대 전주한방병원 소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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