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잘나가려면 착한 일을 그만두라’냉전이 끝난 이후 미국은 유일의 초강대국이 됐다. 이데올로기의 적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외교 면에서는 국지전 개입 및 해외파병 여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유럽 확장과 같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나온 월터 A. 맥두걸의 「약속받은 땅, 십자군의 나라(Promised Land, Crusader State)」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 외교정책의 방향을 따지고 있다. 그는 『미 외교정책의 근본문제는 무엇을 추구하고자 하는 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이 더 잘 나가려면 착한 일 하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 일 아닌 국제문제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퓰리처상까지 받은 이 역사학자의 주장은 1776년 건국의 아버지 시대 이후 최근까지 미국이 친구와 적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펴왔는가를 꼼꼼히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다. 맥두걸은 지구적 차원의 세계개조론(global meliorism), 즉 시장경제체제와 미국정부의 정책을 외국에 강요하려는 입장에 반대한다.
이런 점에서 그는 조지 케넌이나 J.W. 풀브라이트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지혜와 힘과 능력의 한계를 강조하면서 (세계경찰로서) 과다한 헌신을 말아야 하며 『착한 일을 하려는 그 모든 (정부)기관들을 폐기』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보스턴대학 국제관계대학원장 데이빗 프롬킨은 『우리가 다른 나라를 개조할 수 없다는 주장은 맞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우리(미국)의 사활적 이해관계가 걸렸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고 반문한다. 휴튼 미플린 출판사 간, 26달러.<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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