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만의 정권교체(영국). 32년만의 독재정권 붕괴(자이르). 8년만의 좌파 승리(몽골). 18년만의 온건개혁파 집권(이란). 24년만의 내전 종식(아프가니스탄). 최근 세계각국의 변화를 알리는 각국 언론의 톱뉴스 제목들이다.이들 국가를 비롯해 25일 실시된 프랑스 총선 1차투표에 이르기까지 눈을 뜨고 나면 세상이 바뀌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21세기를 눈앞에 둔 세계 각국은 이처럼 각자에게 맞는 체제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선진국들은 선거혁명을 통해, 후진국들은 유혈과 무력 등으로 체제를 바꾸고 있다. 이같은 변화와 이를 위한 선택은 이미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선거열풍에서 비롯됐다. 미국 등 50여개국이 선거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위한 체제정비에 들어간 것이다.
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한 체제변화는 무엇보다 한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다. 사느냐 죽느냐의 냉정한 게임에서 변화는 불가피하다. 또 그 변화는 정치지도자들의 자각과 국민의 지지가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조만간 한반도에도 예외없이 몰아칠 것이다. 김일성 사망이후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과연 김정일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는지. 덩샤오핑(등소평) 사망이후 중국의 앞날은 어떻게 변할는지. 군사대국을 꿈꾸는 일본의 우경화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지난 1년간 한반도 주변에서 일고 있는 격랑의 와중에서도 한국은 「찻잔속의 태풍」처럼 안으로만 들끓고 있다. 한보와 대통령 아들 현철씨가 일으킨 진흙탕속에서도 「용」들은 각자의 「승천」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아직도 다방에서 도라지 위스키 마시던 시절의 유행가만 되풀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언제나 우물안의 개구리 신세를 면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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