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기관 올 순매도액 1조2,000억원/증권사가 4,567억원으로 가장 많아「주가하락의 주범은 은행·증권·투신사…」
올들어 은행 증권 투신사 등 3대 기관투자자들이 자금난에 따른 자구책으로 주식에 새로 투자하기보다는 보유한 주식을 내다파는 데 혈안이 돼 주가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증권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들 3대 기관투자자들은 올들어 지난 22일까지 9조827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는 대신 이보다 1조2,000억원 이상 많은 10조3,057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1조2,230억원어치의 주식이 증권시장에 고스란히 흘러나와 공급량을 크게 증가시키고 그만큼의 증시자금이 기관투자자들의 손으로 증발한 셈이다.
기관별로는 주가하락으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올들어 불과 4개월여동안 2조9,215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고 2조4,648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데 그쳐 기관투자자 중 가장 많은 4,567억원의 순매도액을 기록했다.
특히 증권사들은 순매도액이 1월 168억원에서 5월1∼22일 1,346억원에 이르기까지 꾸준하게 증가해 증시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잇따른 부도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은행들도 올들어 순매도액이 4,085억원에 달했고, 투신사들도 3,578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시장의 일일 거래대금이 5,000억∼6,000억원 정도이고 주가가 가뜩이나 경기침체 등으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1조원이 넘는 순매도액은 치명적』이라며 『기관투자자들은 순매도를 통해 얻은 자금을 차입금상환 등에 모두 탕진했기 때문에 신규투자에 나설 여력도 없어 순매도에 따른 역효과가 더욱 크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 종합주가지수는 2월15일 연중최고치인 732.32포인트를 기록한 후 줄곧 내림세를 보여왔다.
지난 21일에는 엔화 강세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737.71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기관투자자들의 순매도증가에 따른 부담으로 주가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엔화강세 등의 호재에 힙입어 증시가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대책없는 순매도에 대한 「제동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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