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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강세/온기운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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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강세/온기운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전문가 진단)

입력
1997.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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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중 달러당 110엔 깨질듯/경제회복·자본재국산화 계기로지난 2년여 동안 하락추세를 지속했던 엔화가치가 이달초부터 급격한 절상세로 반전, 우리 경제에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엔화가치가 이달초 달러당 127엔대에서 불과 열흘 남짓한 사이에 110엔대로 급격히 절상된 요인으로서 기초적 경제여건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최근 제조업의 경기회복을 반영하여 일본의 장기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은 지난 3월 경기과열을 우려하여 연방기금금리를 5.25%에서 5.5%로 한차례 인상하였으나 앞으로 당분간은 경기둔화를 우려해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간 금리격차가 축소되어 미국으로의 투자자금이동이 둔화되고 있다.

한동안 축소추세를 보이던 일본의 대미무역흑자가 지난해 4·4분기 이후 확대추세로 반전되는 등 미일간 무역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엔화강세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대미 자동차수출이 급증하여 미국시장에서의 일본차 점유율이 30%를 넘게되자 미일간의 자동차마찰이 재발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미일정부의 정책적 의도도 엔화강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의회내 민주당 중진의원들은 내년 가을의 중간선거를 의식, 대일무역적자확대에 대한 국내반발을 사전에 억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강한 달러가 미국의 국익에 유리하다는 루빈 재무장관의 입장이 다소 기반을 잃고 있다. 일본정부도 지나친 엔화약세가 국내 인플레를 자극할 뿐 아니라 미국과의 무역마찰을 재연시킬 소지가 있으므로 엔화가치가 더이상 하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있다. 미쓰즈카(삼총박) 일본대장성 장관이나 사카키바라 대장성 국제금융국장의 최근 발언은 모두 엔화강세 반전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앞으로 엔·달러환율은 다소의 등락을 거듭할 것이나 금년하반기중 110엔선을 깰 것으로 보인다. 그 근거로는 우선 미국이 가까운 장래에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적은 반면 일본은 수개월안에 공정할인율을 한차례 인상하여 미일간 금리격차가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여건을 고려할 때 앞으로 엔화강세는 그 진행속도가 매우 완만하여 과거와 같은 초엔고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에 105∼110엔선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엔화가치가 상승할 경우 원화가치도 상승추세를 보이나 그 상승정도는 엔화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었다. 이는 엔화는 달러화와 함께 주요 국제통화로서 국제투자가의 입장에서 볼 때 서로 대체적인 관계에 있어 가치가 반대방향으로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엔화강세 반전으로 우리는 반사이익을 얻을 호기를 맞은 셈이다.

엔화강세가 우리경제에 가져다 주는 반사이익은 뭐니뭐니해도 수출증가이다.

그동안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부진이 국내경제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주요원인이 되어왔음에 비추어 이번의 엔화강세반전을 수출회복의 계기로 이용하여 국내경제의 활력을 찾는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국내기업들은 세계 주요시장에서 공격적인 수출마케팅전략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기업간 긴밀한 협조하에 한국상품전시 및 홍보전을 강화하고 정부는 특히 조직력 등이 미비해 해외시장 개척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한편 엔화강세는 자본재, 중간재의 대일 수입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업의 채산성을 약화시키고 우리나의 대일무역역조를 심화시키는 부정적인 영향도 가져온다.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주요상품중에는 단기적으로 국산화 대체나 제3국으로의 수입선 전환이 어려운 자본재, 중간재 등의 비중이 높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엔화강세가 대일수입가격의 상승을 유발하는 반면, 대일수입수량은 쉽게 줄일 수 없기 때문에 기업들의 코스트 부담이 가중된다.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국내기계류, 부품, 소재의 국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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