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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홀스또메르/우리것으로 더 소화했더라면…(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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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홀스또메르/우리것으로 더 소화했더라면…(공연리뷰)

입력
1997.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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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거친 베로 도배된 마굿간. 말(마)의 무리로 분한 배우들도 같은 질감의 의상으로 마굿간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처음엔 늙고 병든 얼룩말이라고 홀스또메르(유인촌 분)를 천대하던 말들은 그의 영고의 회고담에 차츰 귀를 기울인다. 도살되는 최후를 상징이나 하듯 홀스또메르에게 쏟아진 몇차례의 강렬한 스포트조명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톨스토이 원작의 「홀스또메르」(6월1일까지 호암아트홀)는 이처럼 말의 삶을 통해 곧 인간을 되돌아 보게 한다.작품은 훈련된 배우들의 말 연기와 개성으로 무장된 인간 연기로 균형을 이룬다. 유인촌은 갓난 망아지 시절에는 천방지축의 모습으로, 도살직전 늙은 말을 연기할 땐 세월의 주름이 겹겹이 진 모습으로 능란하게 변신한다. 송영창(공작)과 방은진(마티에 등) 권성덕(장군) 등도 의도된 과장 연기로 웃음을 자아낸다. 바이올린 아코디언 기타 베이스 등이 적절한 효과음을 연주한다.

10여년간 이 작품을 가슴 속에 품어온 연출자 이병훈은 욕심을 부려 원작에 충실했지만 우리 것으로 소화하는 노력에는 부족함이 보여 아쉽다. 등장인물과 해설자의 이중 역할을 조화시키는 점이나 극 중 아리아를 보다 우리의 정서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러시아에서는 무게 있는 주제를 대중적으로 요리한 흥겨운 장터연극이 우리에겐 다소 부담스럽게 남았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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