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돈줄 장악 ‘얼굴없는 사령관’아프가니스탄 회교 무장조직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38)는 얼굴없는 사령관으로 통한다. 탈레반 자체가 지원세력 등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조직이지만, 오마르의 실체는 더욱 두터운 베일에 싸여 있다. 그는 3월 서방 언론과는 최초인 타임지와의 인터뷰에 응했을 때도 개인적인 질문과 사진촬영은 한사코 거부했다.
오마르는 94년 10월 남부 칸다하르에서 탈레반을 결성한 이후 조직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아왔다. 구소련 세력과의 전투에서 오른쪽 눈을 잃는 등 선명한 투쟁 이미지는 탈레반의 세 확대와 함께 그의 카리스마를 더욱 굳게 만들었다. 지난해 9월 수도 카불의 진격 시기를 놓고 지도부간에 논란이 일어났을 때도 최종 결단은 그에게 맡겨졌다. 각 전투단위 사령관들도 그와의 논의를 거쳐야만 작전의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그는 「알라신」의 반열에 올라섰다.
오마르는 또 군사활동의 윤활유인 돈줄을 거머쥐고 있다. 그의 집무실에는 책상만한 커다란 금고가 있으며, 작전 때마다 부하들에게 두둑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조직과 돈, 카리스마를 모두 지닌 그에게 도전하는 행위는 죄악으로 간주되고 있다.
회교지상주의 사회건설을 통치목표로 내건 그는 카불 입성후 주류·마약의 판금은 물론 여학교를 폐쇄하고 여성의 공직참여를 금지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의 통치 스타일에 적응하고 있으며, 반대 세력은 이미 아프간을 탈출했다. 때문에 오마르의 진짜 적은 탈레반을 의심하는 외부세력이다. 그가 『탈레반은 외부에 어떠한 위협도 가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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