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00만∼600만원 수입서울 면목동 옛 중랑구청 청사 뒷편 주택가에 가면 동네 음식점치고 꽤 깨끗한 치킨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갓 서른이 된 오준택씨가 두달 전에 차린 와그너치킨 면목점(02―434―0878)이다.
오씨가 제대하고 인쇄소에서 일을 보기 시작한 것이 올해초까지 7년. 처음 일할 때는 그런대로 경기가 좋아 야근도 심심찮게 하는 등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재작년부터 주문량이 줄어드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더니 지난해 하반기에는 주변의 인쇄소들이 하루에도 몇개씩 문을 닫았다. 오씨도 할 일 없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어떤 때는 대낮에 밖에서 한참 놀다 들어오기도 했다.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그만두고 처음에는 닭고기 안주로 소주 맥주를 파는 동네 통닭집을 차릴까 생각했다. 하지만 부인 김진숙(27)씨가 깨끗한 매장을 가진 치킨 체인점을 열자고 우겨 찾아낸 것이 와그너치킨.
와그너치킨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삭센하우젠지역에서 닭고기 음식으로 유명한 「바그너 레스토랑」의 기술을 본 따 와그너코리아(주)(02―484―3333)가 국내기술로 재개발한 브랜드다. 가스레인지 불에 닭을 돌려가면서 구워 기름기는 빼면서도 쫄깃한 맛을 살아있게 했다. 내놓는 음식 종류는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갈비살 바비큐 닭꼬치 볶음밥 등이다. 생맥주도 곁들여 판다.
가맹비 300만원에 주방설비와 인테리어비가 3,600만원 들었다. 인테리어비에는 4인용탁자 6개에서부터 천장에 붙인 풍선비용까지 포함되어 있다. 첫 상품비는 120만원. 에어컨(245만원) 식음료냉장고(중고 16만원) 정수기(18만원) 등은 모두 따로 구입했다.
가게는 주택가 안쪽이지만 앞에 차가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길이 있는 데다 건물 1층의 각진 자리여서 목이 좋은 편이다. 실면적이 14평으로 본사에서 소개 받았다. 보증금 2,000만원에 월 60만원을 낸다.
면목 1∼8동까지의 일반주택과 아파트에 배달하는 것이 영업의 70%를 차지한다. 본사에서 스쿠터 한대가 지급되어 배달에 요긴하게 쓰고 있다. 1일 평균 팔리는 닭은 80∼90마리 정도. 저녁 8시부터 12시까지는 아르바이트생 1명을 쓴다. 그래도 주말이나 휴일에는 일손이 달릴 때가 많다. 오씨의 고모가 주방 일을 주로 맡고 부인 김씨는 집에서 갓 나은 아기를 돌보다 바쁠 때만 잠깐씩 가게에 나온다. 지금까지 월 1,000만∼1,200만원 정도의 매출을 냈다. 마진이 50% 안팎이어서 월 500만∼6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 셈이다.
『치킨 체인점은 어둡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술집 분위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와그너는 가게 전면을 유리로 설치하고 바닥을 나무로 까는 등 깨끗하고 청결한 이미지여서 마음에 들었다』는 오씨는 『직장생활보다 힘은 들지만 수입이 훨씬 좋아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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