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 연체·세금체납 등 사소한 부주의로도 ‘낙인’/성인 20명중 1명꼴 대출·카드발급 등 불이익/블랙리스트 수시체크로 신속한 원인해결이 최선『당신은 혹시 금융전과자로 낙인찍히지 않았습니까』
대부분의 샐러리맨이 이런 질문을 받으면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냐』고 볼멘 소리를 하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흥분할 일이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금융전과자 리스트에 올라 뜻밖의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사회에서 금융전과자로 낙인찍힌 「신용거래불량자」에 대해 알아본다.
◇성인 20명중 1명은 금융전과자
금융계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은행연합회 신용거래전산망에 집계된 신용불량자는 167만5,800여명, 신용불량건수는 344만3,900여건.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말 현재 우리나라 성인(18세이상) 인구 3,150만명의 5.2%에 이르는 수준이다. 성인 20명당 1명꼴로 신용카드 발급에서 은행대출에 이르기까지 각종 불이익이 주어지는 「금융전과자」 취급을 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신용불량자수는 최근 몇년동안 급증세를 보여 ▲92년 7월말 74만명 ▲94년말 94만명 ▲95년말 120만명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사소한 실수로도 금융전과자가 된다
신용불량자는 의도적으로 대출금이나 상품대금을 떼어먹으려는 양심불량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주 사소한 부주의나 실수때문에 블랙리스트에 올라 금융거래에 각종 제재를 받게 된다. 신용카드 결제일이전에 해외로 출국한뒤 잔고부족으로 대금이 연체된 경우, 이사를 간뒤 거래은행에 통보하지 않아 대출금 상환이 연체된 경우, 학생시절 은행에서 받은 학자융자금을 갚지 않은 경우 등 조그만 부주의나 실수만으로도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된다.
심지어 세금이나 벌과금을 체납해도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되는데 서울시의 경우 7월부터 고액지방세체납자의 명단을 은행연합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신용불량자도 등급이 있다
현재 은행연합회는 신용불량자를 ▲적색 ▲황색 ▲주의 거래처의 세가지로 분류한다.
주의거래처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1,500만원 미만의 대출금을 6개월이상 연체하거나 ▲5만원이상의 신용카드대금을 6개월이상 연체한 경우 지정된다. 일단 주의거래처로 등록되면 가계당좌예금, 당좌예금, 신용카드거래 및 대출 등에서 불리한 신용평가를 받는다.
1,500만원이상의 대출금을 3개월이상 연체하면 황색거래처로 지정돼 은행연합회를 통해 전국 33개 은행은 물론 보험사 상호신용금고 등 모든 금융기관에 통보된다. 금융기관은 황색거래처로 낙인찍힌 사람에게는 대출과 신용카드 발급에 신중을 기하고 기존 여신에 대해서는 철저한 사후관리에 나서게 된다. 요컨대 돈을 빌리기는 어려워지면서 이미 빌린 돈에 대해서는 상환을 재촉받게 되는 것이다. 황색거래처로 지정된뒤 3개월이 지나도 연체금을 해결하지 못하면 적색거래처가 된다.
어음·수표를 부도내거나 500만원이상의 신용카드대금을 6개월이상 연체, 적색거래처로 등록되면 금융거래에서는 사형선고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신용카드발급과 신규대출이 금지될 뿐 아니라 당좌예금 개설도 금지된다. 또 기존 대출금에 대한 채권보전 및 회수조치가 실시된다.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나려면
신용불량자라는 멍에를 벗는 길은 오직 한 가지다. 은행연합회는 『연체대출금, 신용카드 연체금, 부도어음이나 부도수표를 결제,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자신이 만회하지 않는 한 금융전과자라는 오명을 탈피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문의 (02)3705―5246<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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