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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 무료로 드립니다/담배 마음껏 피웁시다/여대생들 이색캠페인

입력
1997.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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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총학생회 왜곡된 성문화 열악한 교육환경 ‘역설적 고발’「성은 감춰져야만 하는 것일까. 우리는 억압하는 모든 것을 부정한다」

지난주 성신여대의 5월 대동제에서는 기존 상식을 뒤엎는 파격적인 이벤트가 잇따라 열려 관심을 끌었다. 21일의 「콘돔 무료배포」와 23일의 「담배를 피웁시다」 캠페인이 그것.

성신여대 총학생회(회장 오미숙·국문4)는 학생회관 앞에서 콘돔을 배포하기에 앞서 아무래도 설명해야할 필요를 느낀 듯 「부디 저희를 너무 욕하지 마시길 바라면서」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돌렸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배포를 시작한 콘돔은 열띤 호응으로 불과 30여분만에 준비한 3백개가 모두 동이 났다.

이 행사는 은폐돼온 성문제를 공개된 논의의 장으로 밀어올림으로써 새로운 성도덕과 올바른 성문화를 세우자는 취지. 총학생회 사무국장 주신영(23·사학4)양은 『미화된 폭력, 감추어진 부패, 무기력한 순응에 익숙해 진 우리 자신들과 이 사회에 던지는 하나의 상징』이라며 『일상에 대한 철없는 일탈로 이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양의 설명은 사실상 이 학교의 올 대동제 행사전체를 규정하는 것이다. 잇따른 권력형 부정부패 비리사건을 계기로 기존의 도덕과 관행을 완전 배제하고 새로운 윤리와 관행을 세워보자는 것. 그래서 대동제 슬로건도 「(권력을 쥔) 그들의 세상」을 청산하자는 뜻의 「게임종료(GAME OVER)」였다.

23일에 열린 「담배를 피웁시다」캠페인은 열악한 교육환경을 고발하고 교육재정의 확보를 촉구하는 뜻을 담은 행사. 총학생회는 안내문에서 『등록금을 대느라 나날이 허리가 휘는 우리 아버지. 등록금도 모자라 아버지가 피우는 담배에 포함된 교육세. 우리 아버지는 이중으로 등록금을 대고 있다. 교육재정을 확보하려면 우리가 담배를 피우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학교의 한 교수는 『학생들의 흡연캠페인은 사립대학의 열악한 교육재정 현실에 대한 역설적인 고발』이라고 말했다.<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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