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트 “고가구매 입증땐 보상” 선공에/킴스클럽 “신고만으로 차액반환” 맞불「최저가격 보상제」 대 「최저가격 신고제」. 대형할인점사업의 선두를 다투는 신세계의 E마트와 뉴코아의 킴스클럽이 벌이고 있는 최저가격 전쟁의 모토다. 두 업체는 수도권 신도시 가운데 가장 구매력이 높다는 분당에서 격돌했다. E마트가 9일 먼저 포문을 열었다. 분당점에서 구입한 상품이 같은 상권내 다른 업체보다 비쌀 경우 차액을 소비자에게 즉각 현금으로 돌려주는 최저가격보상제를 실시한 것이다. E마트는 이 제도가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창업초기에 도입해 돌풍을 일으킨 것이라며 국내 최초도입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킴스클럽은 20일 최저가격 신고제로 반격에 나섰다. 26일부터 분당 성남 서현 3개점에서 자사가 다른 업체보다 비싸게 판 제품을 신고만하면 영수증 등 증빙서류가 없어도 건당 1,000원상당의 사은품을 주고 매달추첨을 통해 10만원 안팎의 경품을 준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양사의 신경전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신세계측은 『우리의 경쟁상대는 뉴코아가 아니라 까르푸 마크로 등 최근 급성장하는 외국 유통업체』라며 『분당에 곧 입점할 이들 외국 유통업체와의 싸움에 앞서 선점효과를 거두기위해 실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랫동안 외형면에서 롯데와 선두다툼을 벌이다 급성장한 뉴코아에 지난해 2위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뉴코아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한다는 얘기다. 또 전국단위로 실시하기에 앞서 E마트의 매입본부가 있는 분당이 시범케이스로 선정된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에 대해 뉴코아측은 최근 자금난으로 구설수에 휘말린 가운데서도 일전불사의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회원제를 실시하는 킴스클럽이 전체 고객의 95%인 회원에게는 구입가의 3% 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가격경쟁력면에서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또 유효기간도 신세계보다 긴 1주일로 소비자들의 쇼핑주기에 맞췄고 증빙서류가 없애 절차를 간소화해 실효성을 높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저가격을 둘러싼 양사의 경쟁은 과연 알려진 것처럼 효력이 있는지 논란도 만만치 않다. E마트는 동일상품 동일규격 상품에 대해서만 다른 점포에서 구입한 영수증이나 가격전단을 가져올 경우 보상을 해주고 있다. 때문에 규격과 용량 품질이 천차만별인 생선 과일 등 식품은 일단 보상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상품목이 얼마 안되는 것이다.
또 보상기간도 구입일로부터 3일로 제한해 소비자의 쇼핑사이클을 무시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쇼핑객 대부분이 1주일에 한번 정도 쇼핑을 하는데 3일뒤 몇십원 받자고 찾아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킴스클럽의 가격이 최저가인가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회원에게 3% 할인혜택을 준다고하지만 미리 낸 연회비 3만원을 되찾아가는 셈이지 할인혜택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통업계에는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생활용품전문점 (주)알파와 오메가가 19일부터 전국상권을 대상으로 최저가격 보상제를 도입했고 농협유통의 할인점 하나로마트도 매달 15개 안팎의 상품을 전국 최저가로 판매한다고 밝히는 등 최저가의 바람은 확대되고 있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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