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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글방에서 장애를 이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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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글방에서 장애를 이기세요

입력
1997.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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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동 뇌성마비 야학교실 월말까지 신입생모집우해중(24·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씨는 몇년전만 해도 사회활동은 엄두를 못내던 뇌성마비 장애자였다. 장애때문에 교육 받을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기 때문에 직업을 가져 재활한다는 것은 자신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졌다.

지금 그의 직업은 컴퓨터 수리공. 컴퓨터 조립부터 수리, 업그레이드 및 개인교습같은 일을 출장가서 직접 봐준다. 『힘든 것은 뇌성마비자라고 미심쩍어하는 고객의 눈길 뿐』이라고 우씨는 말한다.

그를 이처럼 변모시킨 것은 오뚜기 글방. 이 글방은 장애로 정규교육기회를 놓친 뇌성마비장애자를 위한 야학으로 서울시 노원구 상계6동에 있는 서울시립뇌성마비 종합복지관이 85년부터 열고 있다. 지금까지 졸업생은 모두 45명. 이들중 8명은 검정고시에 합격했으며 글방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만화방을 운영하는 사람도 있다.

학교 문턱에도 안갔던 우씨는 92년부터 2년간 이 야학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배운 후 삼육재활원 중학교 과정을 졸업했고 현재는 고등학교 과정을 공부중이다. 컴퓨터 기술은 이런 공부와 함께 순전히 독학으로 익혔다.

오뚜기글방은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한글과 셈의 기초부터 초등 중등학교 과정까지 가르쳐 준다. 만 15세 이상으로 통학이 가능하고 학습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다. 2년 과정으로 95년 입학생이 24일 수료식을 갖는다. 올해 수료생은 모두 12명. 제 나이에 교육기회를 놓친 20∼28살의 뇌성마비자들이다. 이들중에 4명은 고입검정고시를 준비할만큼 실력이 늘었다. 그 중 한명인 송현미(22·여·경기 부천시 오정구)씨는 92년부터 다녀 95년에 중입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지금은 고입검정고시도 3과목은 부분합격한 상태이다. 『일반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아이들이 놀리는 것이 싫어서 4학년때 그만 두었다』는 송씨는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과 비교도 되고 사회생활 하는데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오뚜기 글방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1시간 너머가 걸리는 통학시간이 너무 힘들어 이번 수료식을 계기로 잠시 공부를 쉬기로 했다는 송씨는 『뇌성마비자를 위한 야학이 곳곳에 생겨 집 가까이로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오뚜기글방은 매주 월∼금요일 상오 10시부터 낮 12시까지 단체수업을 하며 이달말까지 새로운 학생을 모집한다. 교육비는 무료이며 점심식사와 교재비는 본인 부담이다. (02)932―4412, 4292<서화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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