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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정국 유감/이병규 정치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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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정국 유감/이병규 정치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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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정국이 올지도 모른다. 4개월여를 지리하게 끌어온 한보정국이 김현철씨 구속과 정치인기소로 한고비를 넘기는가 싶더니 이번엔 사정정국이다. 사정당국은 야당소속 시도지사 수명 등 자치단체장과 고위공무원 등에 대한 비리혐의를 포착, 수사에 착수 한다고 한다.정치인들이 한보로 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줄줄이 소환되는 장면이 엇그제 같은데 이번에는 자치단체장과 고위공직자들이 검찰에 불려갈 차례일수도 있다. 비리공직자를 단죄 하자는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과연 지금이 사정을 꼭 해야될 시점 인지에 대해서는 차분히 생각해 봐야한다. 야당인사가 많아 표적사정이니 국면전환용이니 하고 반발하는 목소리를 감안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우선 한보사태와 김현철씨 문제로 국정이 표류하고 있을때 나온 여러 지적을 되돌아 보자. 많은 사람들은 국회의 한보청문회가 같은 얘기를 되풀이 하고 검찰청사를 배경으로한 정치인들의 모습이 보일때 마다 『언제까지 한보에 매달려 있을것이냐』면서 『앞으로 좀 나가자』고 요구했다. 민생은 뒷전에 밀렸고 나라는 온통 비리투성이로 비쳐졌다. 사회 곳곳에는 무기력증이 팽배했고 이러다가는 국가차원의 위기가 닥치는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눈을 돌려 밖을 보자. 세계는 이미 국경없는 경제전쟁에 돌입해 있고 국가간 모든 경쟁은 분초를 다투며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남북문제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둘러싸고 고난도의 게임을 계속하고 있다.

직선으로 뽑힌 자치단체장들이 검찰에 들락거리고 이들이 금명 소환 될것이라는 기사가 대서특필 될 때 우리는 한보정국에서 처럼 또다시 한숨을 쉬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한보정국과 김현철씨 문제때문에 너무 엄청난 기회비용을 지불해 왔다. 지금 이시점에서 사정정국을 조성하는 것은 또다시 우를 범하는 것이 될 것이다. 여기에다가 현정부는 과감한 사정을 소신있게 추진할 능력도 없다. 현정부는 국정장악능력을 상실한 지 이미 오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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