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껏 만들어 땀 흘린후 먹어보자하얀 면발에 시원한 국물맛. 우리 조상들은 냉면 콩국수 등 국수를 먹으며 더위를 맞았다. 이처럼 국수는 초여름을 맞는 음식 중의 하나다.
고려때부터 먹었다는 기록이 있을만큼 역사가 오래된 국수류는 기다란 면발이 장수나 부부금슬을 연상하게 해 생일이나 혼례등 경사가 있을 때마다 행사 음식으로 쓰여왔다. 반가요리연구가인 강인희(명지대 명예교수)씨는 『국수요리는 조선초기에 다양해졌다. 우리 조상들이 먹던 국수에는 메밀가루를 반죽해 방망이로 민뒤 칼로 썰어 끓이는 칼싹두기,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발을 삶아 만 메밀국수,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반죽한 것을 칼국수처럼 만들어 장국에 삶아 다시 장국 국물을 부은 건진국수 등이 있다』고 말한다. 신라호텔 한식 조리과장 최난화씨는 『국수는 따뜻한 국물로 먹어도 좋지만 시원하게 만들어서 먹어도 좋은 음식』이라고 일러준다.
시원하고 영양가가 많은 국물맛으로 초여름에 어울리는 국수는 서리태콩 손칼국수, 초계탕, 동치미 냉면 등이다. 따뜻하게 국물을 데워 먹어야 제 맛인 맑은 장국국수도 요즘 날씨에 잘 어울리는 국수다. 최씨는 『국수는 밀가루나 메밀 등으로 만들어 탄수화물외에 영양분이 거의 들지 않았으므로 쇠고기나 닭고기 국물을 만들어 함께 먹음으로써 영양의 균형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국수 면발은 소면 냉면 칼국수 등 이미 제품화되어 있는 것이 많아 준비하는데 고민스럽지 않지만 국물은 일반 가정에서 맛을 제대로 내는 것이 어렵다.
쇠고기로 만든 국물을 쓰는 국수는 맑은 장국국수. 맑은 국물이 우러나오게 하려면 쇠고기중에도 뼈나 다른 부위를 쓰지 말고 양지머리부위를 푹 고아 써야 한다. 최씨는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흔히 쓰는 마늘 생강 등 양념도 전혀 넣지 말고 고기만 넣어 1시간 정도 고는 것이 맑은 국물을 얻는 비결』이라고 일러준다. 이를 식힌후 기름기를 먼저 걷어내고 베보자기에 밭이면 노랗게 맑은 국물을 얻을 수 있다.
초계탕은 닭고기 삶은 국물에다 블렌더에 간 잣, 호도, 깨를 섞어 만든 국물로 만 국수를 말한다. 닭을 삶을때 파 생강을 함께 넣어 닭의 누린내를 없애고 여기에 깨 잣을 섞으면 콩국수보다 더 고소한 맛이 난다.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별미다. 닭국물 대신에 쇠고기 사태로 끓인 육수를 넣고 깨를 갈아 넣어도 고소한 깻국수를 먹을 수 있다.
서리태콩은 바깥은 까맣고 속은 녹색인 콩으로 블렌더에 갈면 국물이 고운 연녹색이 된다. 여름철에 많이 먹는 콩국수는 흰콩을 갈아서 쓰지만 서리태콩을 쓰면 빛깔이 고와 입과 눈까지 즐거운 국수를 맛볼 수 있다.
동치미나 열무김치국물을 이용해 국수를 만들 수도 있다. 동치미나 열무김치국물을 그대로 사용해도 되지만 사태 육수나 물을 섞어 농도를 엷게 하면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한 국물맛을 살릴 수 있다.
동양매직요리교실 이동순 소장은 『국수를 맛있게 잘 삶아야 국수 맛이 좋다. 국수 삶을 물의 양을 많이 해 물이 끓을 때 국수를 펼쳐 넣고 한번 끓으면 찬물을 붓고 다시 한번 끓을 때 불을 끄고 찬물에 헹군다. 국수는 먹기 바로전에 삶는게 맛있다』라고 말한다.
▷동치미 국수◁
재료(4인분): 소면국수 400g 오이 1개 배 4분의 일개 편육 약간 동치미국물 또는 열무김치국물 적당량 고춧가루 설탕 소금
만드는법: ①동치미 무는 넓적하게 썰어 고춧가루 설탕 식초에 버무린다. ②오이는 반으로 갈라 0.2㎜두께로 썰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물기를 짠다. ③배와 편육은 동치미 무와 같은 크기로 썬다. ④국수는 삶아 찬물에 헹구어 둔다. ⑤국수를 담고 무 오이 배 편육을 얹고 동치미 국물 또는 열무김치 국물을 붓는다. 입맛에 따라 물을 조금 섞어도 된다.
▷초계탕◁
재료(5인분): 닭 500g짜리 2마리 잣 100g 볶은 참깨 50g 소면 500g 닭국물 2700㏄ 마늘즙 약간 오이 2개 소금 10g 조선간장 2분의 일 큰술 대파 3개 생강 3개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법: ①닭은 내장을 빼고 씻은뒤 끓는 물에 넣는다. 대파 생강을 함께 넣어 닭이 익으면 닭살만 곱게 뜯는다. ②잣 볶은 참깨를 닭국물에 넣고 블렌더에 갈아 고운 채에 밭인다. 소금으로 간한다. ③뜯어놓은 닭살에 조선간장 마늘즙 후춧가루 채친 대파를 넣고 무친다. 오이도 곱게 채 친다. ④소면은 삶아서 찬물에 씻은 후 사리를 지어 놓는다. ⑤그릇에 소면을 넣고 닭살 오이를 고명으로 얹은 후 닭국물을 붓는다.
▷서리태콩 손칼국수◁
재료(5인분): 서리태콩 500g 밀가루 500g 오이 1개 소금 15g 물 2700㏄
만드는법: ①서리태콩은 깨끗이 씻어서 불린 다음 끓는 물에 살짝 삶아 껍질을 벗긴다. 서리태콩을 너무 삶으면 고소한 맛이 덜하고 뜬내가 나므로 이로 물어보아 살짝 깨질 정도만 삶는다. ②삶은 콩에 물을 넣고 블렌더에 갈아 고운 채에 밭인 후 차게 식혀 냉장고에 넣어둔다. ③밀가루반죽을 밀대로 밀어 접은 다음 5㎜두께로 썰어서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궈 사리를 지어 놓는다. ④고명으로 쓸 오이는 채썰어둔다. ⑤콩국물에 소금간을 한다. ⑥칼국수를 그릇에 담고 오이 고명을 얹은 다음 콩국물을 부어 낸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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