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 “무슨말인지…” 어리둥절『동문서답으로 일관해 도대체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의 간담회 참석자들은 실망한 빛을 감추지 못했다.
고려대 석좌교수로 임용된 바웬사 전 대통령은 23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노동아카데미(회장 최장집 교수) 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바웬사 전 대통령이 방한기간에 노동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유일한 행사로, 참석 교수와 박사급 연구원 20여명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바웬사 전 대통령이 핵심을 비켜가거나 노동자 출신 전직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는 상식 밖의 답변을 계속하자 참석자들은 실망스런 반응을 보였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자본주의사회의 실업문제에 대한 질문에 『실업은 돈을 쉽게 벌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욕심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답했다. 자신이 몸담았던 그단스크조선소(현 발틱조선소)가 도산한 이유로 그는 『일을 하기 싫어하는 노동자들이 커다란 배를 만드는 일을 쉽게 본 탓』이라고 말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이어 실업 대책으로 『쫓겨나면 작은 일터를 만들어 직접 경영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이 파업을 할 권리는 있다. 그러나 그럴 경우 빵은 어디서 얻느냐』며 『고용주를 난처하게 해서는 곤란하다』고 점잖게 충고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의 답변에 간담회장이 술렁이자 통역인은 『동문서답을 하는 경우가 많아 통역으로서도 무척 난감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한 교수는 『17년전 폴란드 자유노조운동 당시의 상황을 듣는다면 모르지만 그에게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것같다』고 말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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