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사이로 보이는 눈부신 파랑. 비 온 후 맑은 하늘을 연상시키는 청화백자가 인기를 끌고있다. 지난해부터 통인가게나 광주요 등 전통의 멋을 되살리는 도자기점들에 늘어나기 시작한 청화백자 그릇들이 여름이 다가오면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청화백자의 멋은 은근히 배어나는 화려함. 쓸수록 물리지 않고 정이 붙는다. 전통 생활도자기 보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큰 부담 없이 장만할 수 있도록 가격도 그리 높지 않다. 한꺼번에 장만하기 어려우면 낱개로 하나씩 사모으는 것도 방법이다.
통인가게에서 파는 것은 5·7첩 반상기부터 접시 찜기 화병 찻잔 수저받침 등 다양한 종류의 청화백자. 가장 인기있는 것은 모란문 포도문 당초문이 들어간 둥근 접시로 단국대 김익영(공예미술학과) 교수가 전통의 맛을 거의 그대로 살려 디자인 하고 우일요에서 구웠다. 지름 17, 23, 29㎝의 크기가 나와 2만∼5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김교수가 전통의 매화문과 모란문양을 응용, 좀더 간결하게 맛을 낸 5·7첩 청화백자 반상기는 둥근 접시 6개, 네모 접시 6개, 잔 2개 등이 포함되어 요즘 식생활에 맞추고 있다. 5첩반상기가 36만원. 7첩반상기는 58만원. 이밖에 피카소 그림의 화병을 연상시키는 형태에 전통의 문양을 담은 모란화병, 아예 현대식 긴 네모 접시에 코스모스 같은 현대식 문양을 청화백자 기법으로 담은 그릇들도 많이 나와있다.
광주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보상당초문 접시」. 94년 미국 뉴욕의 크리스티경매장에서 308만달러(한화 약 24억6,000만원)라는 당시 도자기 사상 최고가에 팔린 15세기 조선도자기의 문양을 되살린 것. 진품은 지름 21.9㎝ 크기지만 재현한 것은 29㎝로 만들었다. 24만원.
김교수는 『백자만 디자인하다가 3년전부터 전통 문양의 청화백자를 다루기 시작했는데 지난해부터 소비자의 반응이 좋아진 것을 피부로 느꼈다』며 『같은 청화백자라도 화면을 꽉 채우는 중국 것과는 달리 우리 것은 여백의 미를 살리기 때문에 최근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도예가들도 독특한 아름다움에 감탄을 연발했다』고 들려준다.<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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