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독자모임발족에 쌓인 불만 쏟아져신한국당 범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와 김덕룡 의원간의 틈새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김의원이 22일 자신의 독자세력인 「21세기 국가경영연구회」(가칭)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데 대해 정발협측은 대단히 착잡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발협측은 공식적으론 『김의원이 정발협 모임에서 배제될 때 따로 뛰기로 했던만큼 개의할 문제가 아닐뿐더러, 김의원으로선 당연히 하게 돼있는 경선준비작업 아니냐』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상 준 DR(김의원의 영어약칭) 추대위 성격을 띠는 「21세기 국가경영연구회」를 서둘러 발족시킴으로써 정발협과의 결별을 아픔이 아닌 분발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그러나 정발협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같은 반응은 「대외용」일 뿐이라는 느낌이다. 정발협의 한 핵심 중진의원은 『DR이 정발협 모임에서 「축출」된 데에는 바로 이런 점이 적잖은 이유가 됐다. 정발협 이사취임 승낙서를 받으라고 했더니 「연구회」준비위 회원가입 작업이나 하고 다니고…』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DR측에서 「우리 계보가 정발협을 빠져 나오면 정발협은 증발협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데, 지금까지 DR측이 정발협에 넘긴 이사가입 승낙서는 단 한장도 없다』면서 『이럴 경우에 대비해 중복서명에 상관없이 2중, 3중으로 가입서를 받게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말은 DR과의 결별 가능성에 대비해 정발협도 나름의 준비를 해왔다는 뜻이 되는데, 또다른 정발협측 핵심 중진의원의 이야기는 이에대한 보충설명이 된다. 『정발협의 전신인 민주화세력 모임 결성 당시 DR이 「선배들」에게 약속했던 이야기를 모두 공개하면 DR로선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정발협이 DR을 끝내 믿지 못했던 게 틀리지 않은 판단이었음이 이번 일로 드러난 것 아니냐』 이들의 주장이 DR배제 이후 정발협이 겪고있는 이런저런 곤란에 대한 화풀이성 비난이든 그렇지 않든 양자간의 간극은 점점 메우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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