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데르 크바스니예프스키 폴란드 대통령과 레오니드 구츠마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피와 반목으로 얼룩진 과거를 청산하기 위한 역사적 「화해선언」에 서명했다.이번 화해는 소련붕괴 후 러시아 영향력의 차단과 서유럽체제로의 편입이라는 공통목표를 위한 양국간 협력 필요에 따른 것이다.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입이 확실시되고 있는 폴란드는 대러시아 완충지역으로서 우크라이나의 안정과 선린관계가 절실해졌다.
또 우크라이나 역시 나토 등 서유럽체제 진입을 위해 폴란드의 지지가 불가피하게 됐다. 사회주의 몰락과 나토동진에 따른 지역 정세변화가 해묵은 반목을 해소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양국의 반목은 17세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폴란드에 병합된 우크라이나지역의 가톨릭과 러시아정교간 사회갈등이 코사크족의 반란으로 극에 달하자 폴란드군이 이 지역을 토벌했다.
토벌의 칼은 코사크족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지역민 전체에게 향했다. 20세기에 들어 가장 참혹한 사건은 1942∼43년 우크라이나 독립주의자들이 저지른 북서부지역 폴란드 정착민 대학살이다.
당시 폴란드인 3만4,650명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소요에 휘말려 피살됐다. 폴란드 공산정권은 47년 남동부지역 우크라이나 정착민 15만명을 북서부로 강제 이주시키는 등 보복을 했다.
크바스니예프스키 대통령은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폴란드, 헝가리와 루마니아 등도 이미 과거사를 청산했다』며 『이제 우리도 절호의 기회를 맞아 불행한 역사의 되풀이를 막기 위해 반드시 화해해야한다』고 말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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