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비용 연구개발 투자 ‘알뜰경영’ 확산공장없는 기업이 늘고 있다. 경기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생산설비나 인건비 등 고정비를 최소화해 손익분기점을 낮추기 위한 「무공장 비즈니스」가 확산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인건비가 필요하고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무리한 수주활동까지 해야하는 공장중심 경영보다 기술과 마케팅 위주의 사업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무공장 경영은 자금력이 취약한 신생 벤처기업들이 대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불황의 여파로 대기업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생산을 위탁하는 역하청도 늘고 있다.
통신용 반도체 업체인 C&S테크놀로지는 총종업원 43명중 31명이 연구인력. 자체 설계한 비메모리반도체칩 생산은 삼성전자에 맡겨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공급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1메가D램 등 이미 단종된 제품 생산라인을 중소기업에 개방, 설비가동률을 높이고 C&S는 막대한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어 「누이좋고 매부좋은」 협력관계인 셈이다.
비디오 CD플레이어,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등을 만드는 건인은 제품 테스트를 위한 종업원 10여명규모의 파일럿라인만 가동할 뿐 모든 생산을 외부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건인측은 『고임금구조가 계속되는한 생산을 직접 할수록 부가가치는 떨어진다』며 『앞으로도 공장없는 경영을 고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멀티미디어 카드인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비전」을 세계 2번째로 개발한 두인전자도 2개의 중소기업에 모든 생산을 맡기고 있다. 총종업원수는 155명, 지난해 매출은 420억원으로 1인당 매출액이 2억7,000만원을 웃돌았다.
주문형반도체(ASIC)업체인 가산전자 화승전자 동방전자 등도 현대전자의 유휴 생산라인을 활용, OEM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이같은 무공장 경영은 중소기업 뿐 아니라 재벌그룹 계열사에도 확산되는 추세다. 가동하던 공장을 없애 덩치를 줄이고 조직과 인력관리에 드는 노력과 비용을 연구와 개발에 집중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LG정보통신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생산라인을 철수, 사업구조를 생산위주에서 기술 및 마케팅중심으로 전환키로 했다. 통신장비 및 단말기의 생산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함으로써 2005년에는 생산된 제품의 최종 성능시험만을 담당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정보통신은 현재 4,200명 종업원중 생산직이 1,000명. 앞으로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을 연구개발과 글로벌 마케팅에 집중,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가 되겠다는 전략이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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