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회교원리주의자회교원리주의자인 터키의 네크메틴 에르바칸(70) 총리가 입·사법부와 군부, 언론 등으로부터 파상 공격을 받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터키 검찰은 21일 에르바칸 총리가 당수인 집권 복지당이 터키를 내전상황으로 몰아 넣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복지당 해산 동의안을 제출했다. 터키 역사상 집권당 강제 해산을 위한 법적 조치가 취해지기는 처음이다. 검찰은 복지당이 국가의 근본 정신인 정교 분리원칙을 조롱하며 회교도와 비 회교도간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미 에르바칸이 93년 12월 이집트에서 『집권하면 터키를 샤리아(회교 율법)가 지배하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테이프 등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터키는 「세속」 정권이 지배한다』는 헌법정신에 정면 위배되기 때문에 에르바칸의 목을 죄는 결정적 무기가 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올해말쯤 복지당 해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에르바칸은 20일에도 조국당 등 야당이 제출한 내각 불신임안 표결에서 찬성 265대 반대 271이라는 아슬아슬한 표차로 위기를 넘겼다. 야당은 에르바칸이 취임한 96년 7월이후 9번이나 연립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친미적 성격을 띤 막강 군부도 에르바칸이 터키를 시대착오적인 회교원리주의에 빠뜨리고 있다며 공개 비난하고 있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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