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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은행 ‘노무라 한파’/총회꾼에 거액 특혜대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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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은행 ‘노무라 한파’/총회꾼에 거액 특혜대출 의혹

입력
1997.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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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권업은행 전격 압수수색노무라(야촌)증권사건을 수사중인 도쿄(동경)지검 특수부는 20일 이 사건과 관련돼 구속된 「총회꾼」 고이케 류이치(소지륭일)씨에게 거액을 융자해준 다이이치간교(제일권업)은행의 본·지점 등을 전격 수색했다. 검찰의 수색은 이 사건의 핵심인 이익제공 부분에 대한 증거수집 차원이지만 일본 금융계 전체를 긴장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다이이치간교은행은 85년 고이케와 거래를 시작한 후 89년 약 31억엔(232억원) 등 지금까지 모두 300억엔(2,250억원)에 이르는 거금을 빌려주었고 그중 90억엔(675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융자시 구입예정인 주식이나 개발인가도 나오지 않은 골프장의 「회원권 자격증명서」 등을 담보로 잡는 등 사실상 무담보로 돈을 빌려준 사실이 밝혀졌다. 고이케는 이 은행의 주식 2만6,000주를 실명·가명으로 소유한 주주이다. 이 은행은 결국 총회꾼에게 이익제공 형태로 특혜대출을 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게 됐다.

고이케는 다이이치간교로부터 융자받은 자금중 31억엔을 노무라증권을 비롯해 다이와(대화)증권, 닛코(일흥)증권, 야마이치(산일)증권 등 4대 증권사의 주식 각 30만주씩 120만주를 구입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을 대표하는 다이이치간교의 이같은 행태는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은행들은 거품경제가 한창일 때 모두 융자확대에 혈안이 돼 있었다. 이 과정에서 폭력단이나 총회꾼과의 비정상적인 관계가 시작됐고 이들은 은행의 비리 등 약점을 잡아 이익제공을 강요하며 공생구조를 구축해 왔다는 항간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정·관계실력자에게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이른바 「VIP계좌」의혹을 받고있는 노무라 증권의 불법 주식거래사건에 이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금융계의 부조리에 대한 수사를 일본 검찰이 어느정도 파헤칠지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도쿄=김철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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