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끝난 고양시 세계꽃박람회와 19일 끝난 제2회 부산 동아시아경기대회는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국제이벤트의 개선할 사항이 무엇인가를 잘 알려준다. 고양시와 부산광역시는 저마다 성공한 흑자행사였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운영면에서 고쳐야 할 사항이 많았다.꽃박람회의 경우 발상 자체는 신선했으나 흥행위주로 짜여져 화훼산업 육성이라는 취지가 퇴색되고 해외업체가 철수하는 부작용이 발생, 동네잔치가 되고 말았다. 전시관 중심으로 개최할 예정이었던 행사는 종합기획사와 경기도가 합의를 하지 못해 이벤트 중심으로 열렸고 행사가 끝나자마자 시설 불법임대 등 비리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휴식, 편의시설이 모자라 관람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데다 봄장마에 물난리까지 나 행사를 망쳤다. 고양시가 99년 2회 행사부터 눈요기성 이벤트를 줄이고 신품종 전시 등 화훼전문인 중심으로 개최키로 결정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동아시아대회도 성격이 모호한데다 북한의 평양대회 반납으로 갑자기 유치, 준비기간이 짧았던 점이 제대로 보완되지 못했다. 부산광역시는 예산절감과 공무원인력 활용을 위해 경험많은 체육인이나 전문행사요원을 배제하고 공무원들로 조직위를 구성했다. 이 바람에 일부선수단이 입장식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고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일이 벌어졌다. 초청만찬 등에 국제스포츠 관계자들을 제쳐놓고 국회의원들을 내세운 것이나 학생들을 동원, 경기중 소란을 피우는 일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홍보도 부족해 국내외 관광객이 오지 않아 부산사람들만의 대회가 됐다. 부대시설이 모자라 불만을 샀고 양질의 자원봉사요원을 확보하지 못해 통역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2002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고 2008년 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공식선언한 도시의 행사치고는 허점이 너무 많았다.
지자체가 개최하는 국제행사는 아주 많다. 74개국 3,000여명이 참가하는 세계연극제가 9월1일∼10월15일 서울과 경기 과천일대에서 열린다. 또 제2회 광주비엔날레가 9월1일부터 11월27일까지 열린다. 경주시는 61개국을 유치, 내년 9월10일부터 두달동안 경주에서 「98경주세계문화엑스포」라는 격년제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같은 각종 국제행사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입안단계에서부터 전문인력의 참여를 확대, 질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경제성과 행사의 효과지속문제도 면밀히 검증해야 할 것이다. 운영과정에서는 관중·관객의 대기시간과 사람의 흐름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거쳐 빈틈없는 계획을 짜야 할 것이다. 98년의 지자체장선거를 앞두고 각 지자체는 재선을 노린 선심성 사업, 의욕만 앞세운 전시성 대형 행사를 많이 계획하고 있다. 내무부도 그런 행사에 국고보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지만 스스로 자제토록 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의 국제행사는 지방자치의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내실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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