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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아닌 고아」 많다/부모 이혼,서로가 양육권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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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아닌 고아」 많다/부모 이혼,서로가 양육권 포기

입력
1997.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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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위탁자 30% 부모 생존/대부분 우울증·자폐증 시달려부모가 이혼하면서 서로 양육권을 포기한 「고아 아닌 고아」가 크게 늘고 있다. 버려진 어린이들은 대부분 우울증, 대인기피증, 자폐증 등의 정신이상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서울시립아동상담소 조사에 따르면 보육원 등에 위탁된 어린이 가운데 30% 이상이 부모가 생존해 있는 이혼가정의 자녀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전국 2백70여개 보육시설에 수용된 1만7천명중 최소한 5천명 이상이 이혼한 부모로부터 버려진 어린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90년이후에는 하루평균 3, 4명씩 일년에 1천여명 가량의 어린이가 이혼한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잠정추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모에 대한 기억이 아예 없는 고아나 미혼모자녀들에 비해 이들 이혼부모의 아이들은 부모의 오랜 불화와 자신이 버려졌다는데 대한 충격이 워낙 커 정서불안 등 심각한 심신장애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지적한다.

현재 서울 강서구 화곡동 「에스오에스어린이마을」에서 생활하고 있는 1백45명중에서도 30%가량이 이혼부모의 아이들. 2년전 이곳에 온 김모(9)군은 부모의 이혼에 따른 충격으로 말을 거의 하지않는 등 심한 자폐증 증세를 보였다. 김군은 1년동안 전문의의 꾸준한 치료 끝에 지금은 증세가 호전돼가고 있는 상태다.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상록보육원도 원생 65명중 25명이 이혼부모의 자녀이다. 2월 부모가 이혼하면서 이곳에 맡겨진 이모(7)양은 부모의 잦은 싸움에 영향을 받아 폭력으로 애정을 표현하고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등 심각한 정서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립아동상담소 이영희(59) 소장은 『부모의 나이가 젊을수록 자식을 쉽게 버리는 경향이 높다』며 『죄책감도 없이 자녀를 데리고 와 「키우기도 힘들고 새 출발에 부담이 된다」며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개탄했다.<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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