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길 바다 속에 노닐고 있던 거곤이 대붕으로 변신하여 날개를 펼치고 날아 올라, 거센 파도를 일으키는 모습은 천지개벽을 방불케 한다」 물기둥이 삼천리 상공까지 솟아 오른다는 저 힘찬 기세, 우리의 사유를 드높고 드넓은 초월의 세계로 이끈다.중국사유의 본질은 이렇듯 웅혼하다. 비록 문화나 지배이데올로기는 유가가 주도적이었으나 사상의 깊고 넓음에는 도가가 윗길에 놓인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도가의 사유의 본질을 똑바로 겨냥하고 있는 「노장신론」은 이 분야연구의 대가인 천꾸잉(진고응) 베이징(북경)대 철학과 교수의 역저이다.
제 1부는 노자철학의 「철학적 혁명성」, 2부는 중국지식인의 비극적 숙명성과 그 정신적 경지, 3부는 「역전」과 노장, 4부는 저자 최대의 주장인 「도가 중심설」에 대한 반론과 답변들로 이뤄져 있다. 중국 철학에서는 유가가 아니라, 도가가 중심이라는 사실을 특유의 박학으로 논증한다.
저자는 70년대 대만 민주화운동의 중심 인물로 「장징궈(장경국) 선생에게 드리는 공개 서한」을 발표하는 등 독재정권에 정면으로 도전하다 대만에서 추방당했다. 중국지식인의 비극적 숙명은 그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베이징대학에서 연구를 하게 됐다. 역자 최진석씨는 미 하버드대 객원교수이다. 소나무간, 1만8,000원.<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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