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역자치단체 방문을 마친 강운태 내무부장관은 마음과 어깨가 모두 무겁다. 자치단체들의 우는 소리가 요란했기 때문이다. 강장관의 방문에서 14개 시도는 지난해 5,559억원보다 두배이상이나 늘어난 1조1,664억원의 예산지원을 요청했다. 내년 5월에 실시되는 자치단체장 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일부 자치단체들은 자체 재정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장미빛 장기발전계획이나 국제행사 개최 등을 내세운다. 철저한 타당성 조사 없이 수익사업을 펴 재정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사례도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지방의원 선거도 함께 실시된다. 선심성 사업 남발과 나눠먹기식 예산편성이 크게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자치단체들은 경기 고양시가 의욕만 앞서 국제꽃박람회를 개최했다가 망신을 당한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속빈강정의 박람회에 대해 불편을 감수하면서 물심양면의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고양시민들이 『무엇 때문에 이같은 행사를 개최했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강장관은 한 광역자치단체 방문중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코피를 쏟았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강행군을 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는 경제살리기를 강조하며 지자체의 군살빼기를 강력하게 추진중이다. 특별교부세 배정 등에 인센티브제도 도입했다. 인센티브제는 정확한 평가가 관건이다. 건전한 재정운영과 주민을 위하는 시정을 펴는 자치단체와 「우는 아이 젖 많이 준다」는 생각에만 젖어있는 자치단체를 구별해야 한다.
전직대통령 2명과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구속되는 현실을 보면 대선을 치르는 주무장관인 내무장관의 책임이 막중함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강장관은 이제 대선이라는 「대장정」을 시작해야 한다. 대선은 우리의 앞날과도 직결된다. 부정이 원천봉쇄될 때 유권자의 선택이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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