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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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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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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체계가 무너졌다(social anomy)』 『사회의 거울이 깨졌다』라는 절망적인 말이 지금 대만사회에 한창 번지고 있다. 폭력범 때문에 나라꼴이 말이 아니게 됐다. ◆한국사회가 한보스캔들로 정치정의에 대한 심한 회의속에 빠져 들고 있는 가운데 대만은 지난 4월말 인기여배우 바이 빙빙(백빙빙)의 외동딸 샤오옌(효연·17)의 비참한 납치살인극이 있은 이후 10만명 이상이 동원된 군중집회가 두번이나 열리면서 폭력범난무로 인한 아노미현상이 온 것이다. ◆샤오옌은 등교길에 폭력배에게 납치되어 몸값 5백만달러로 석방이 교섭됐으나 결국 고문을 당한 끝에 시체가 되어 어느 개울에 던져졌다. TV들이 현장을 생중계하는 가운데 시신이 발굴되자 대만의 폭력사태는 드디어 사회적 분노로 폭발됐다. 18일 두번째로 열린 타이베이(대북)집회에서는 거듭되는 폭력사태에 아무런 손을 쓰지 못하는 현 롄잔(연전)내각의 퇴진이 외쳐졌다. ◆대만의 폭력조직은 역사가 깊다. 트라이어드(삼합회), 죽련방과 같은 폭력조직이 홍콩, 마카오, 상하이 등과 광범한 연결고리를 맺으면서 대만이 계엄령아래 있을 때부터 정치폭력을 휘둘렀다. 대만 민주화와 더불어 폭력배들은 가지를 치고 잔인성을 더했다. 1994년 현재 납치건수는 1백56건. 정치살인극도 비일비재하다. 사회질서 없는 민주화가 무슨 가치가 있느냐는 탄식이 나오게 됐다. ◆한국의 정치정의에 대한 회의론이나 대만의 사회적 아노미현상은 독재에서 민주화로 가는 과정의 일시적 상황이 아닌가. 과거를 그리워하기 보다는 사회적 힘의 얼마를 정치를 감시하고 범죄를 감시하는 시민단체의 성장에 쏟아 성숙한 민주화로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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