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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나라 가는 길/낭송에 적합한 동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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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나라 가는 길/낭송에 적합한 동시 모음

입력
1997.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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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수남 소년한국일보 사장 주옥같은 시 150편 모아『이 세상에 온갖 소리 가운데 가장 듣기 좋은 것을 고르라면, 나는 서슴없이 어린이가 시를 낭송하는 소리를 손꼽겠습니다』 20일 타계한 김수남 소년한국일보 사장 겸 색동회 회장이 생전에 힘주어 한 말이다. 고인이 타계 직전 출간한 「동시나라 가는 길」(재능출판간)은 이런 뜻에서 정성들여 엮은 책.

책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동시 150편이 실려있다. 소파 방정환(1899∼1931) 선생과 윤석중(86) 선생부터 이창건(46) 정두리(50) 시인의 동시까지, 동시인 50명의 작품 중에서 낭송에 적합한 것을 선별했다. 고인은 시마다 창작배경과 올바른 이해·감상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도움말」과 함께 지은이 소개를 실어 우리 동시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정준용 화백이 시와 어울리게 그린 그림도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다.

고인은 한국문인협회로부터 「가장 문학적인 시 낭송가」칭호를 받기도 한 명예시인. 그가 이 책을 엮은 계기는 91년 이후 소년한국일보가 「전국 어린이와 어머니 시낭송 대회」를 주최하면서였다. 고인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나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시를 들고 나오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성인 시를 앵무새처럼 외고 있을 때가 가장 아쉬웠다』고 말하곤 했다. 이 때문에 책 머리말에 올바른 시 낭송의 방법과 동시의 아름다움도 적어놓았다.

『속상하면 속상한 대로, 기쁜 일이 있으면 또 그 핑계로 노래방을 찾아가 마이크를 잡고 유행가를 부르는 것이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국민이 저런 정도로 시 낭송을 즐기는 날이 빨리 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인의 이런 바람은 어린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이 오히려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으로 남았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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